차 불태우고 실탄 보내고…伊마피아 기자위협 급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7 15: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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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위협행위 2천여건…기자 9명 피살·20명 경찰보호


차 불태우고 실탄 보내고…伊마피아 기자위협 급증

8년간 위협행위 2천여건…기자 9명 피살·20명 경찰보호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이탈리아에서 조직범죄를 취재하는 기자들에 대한 마피아의 위협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실탄을 보내 겁을 주는 것은 물론 손해배상소송을 내 괴롭히는 등 수단도 다양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의회 마피아대응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06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기자를 상대로 한 마피아의 위협행위가 2천6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위협행위 건수가 급증세를 타고 지난해 상반기에 최고점을 찍었다면서 걱정스러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마피아가 기자에게 겁을 주는 전통적인 방식은 승용차에 불을 내거나 우편으로 총알을 보내고 말로 직접 협박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합법적 수단을 동원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조직범죄의 실체를 폭로하는 보도를 법적으로 물고 늘어지면서 해당기자가 수십 개의 소환장을 받게 하고 재판비용과 배상 등으로 파산에 이르게 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기자를 협박한 용의자가 잡히거나 재판에 넘겨져 처벌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히려 기자들이 목숨을 잃거나 당국의 보호 속에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최근 몇 년간 기자 9명이 살해당했고 현재 20명 정도의 이탈리아 기자들이 무장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악명높은 마피아조직 카모라의 실체를 폭로하는 기사를 썼다가 8년간 보호 속에 살아온 로베르토 사비아노는 "아직도 살아있다니 거의 죄책감까지 느낀다"면서 "대중행사에 갈 때만 빼고 경찰용 건물의 창문 없는 방에서 지낸다"고 괴로워했다.

경찰의 보호를 받는 기자 미모 카리에리도 최근 누군가에게 한 시간이나 두들겨맞고 반복적으로 위협을 받았다.

그나마 경찰 보호 리스트에 포함된 기자는 다행이다. 넬로 트로치아 기자는 카모라 간부가 옥중에서 "트로치아가 어디서 뭘하는지 안다. 머리통을 박살내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적발됐는데도 제대로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마피아 전문가 페데리코 바레세는 어느 사회나 강력하고 독립된 수사당국과 함께 조직범죄 탐사보도 기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피아에 대한 보도는 흔히 수사의 단초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멕시코처럼 수사당국이 온전치 않으면 기자들은 홀로 남겨져 살해당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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