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담화 자문기구보고서 한국내용 '초청강사' 발표와 '흡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7 20: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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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대 386 존재·골대론·박대통령 대일기조 배경 등 다수 유사
자문기구 위원 16명 중 韓전문가는 없어…적절성 논란일듯
△ 아베담화 전문가 자문기구의 보고서

아베담화 자문기구보고서 한국내용 '초청강사' 발표와 '흡사'

'노무현 시대 386 존재·골대론·박대통령 대일기조 배경 등 다수 유사

자문기구 위원 16명 중 韓전문가는 없어…적절성 논란일듯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 자문기구(21세기 구상 간담회) 보고서에서 적나라한 비판 톤으로 나온 한국 관련 내용이 자문기구가 초청한 외부학자의 발표 내용과 흡사한 것으로 7일 드러났다.

21세기 구상 간담회가 6일 공개한 보고서의 한국 관련 내용은 지난 5월 22일 개최한 간담회의 제5차 회의때 외부 전문가로 초청된 히라이와 순지(平岩俊司) 간사이가쿠인대(關西學院大) 교수의 당일 발표 내용과 논리 전개 방식, 주제, 표현 등에서 상당 부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보고서는 "(한국에) 일본은 이성적으로는 국제 정치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라인 반면, 심정적으로는 부정·극복해야 할 상대라는 점에서 딜레마가 생겼다"고 기술했다.

총리 관저 홈페이지에 게재된 5월 22일 간담회 회의록에 의하면, 히라이와 교수는 "한국의 대일 정책에는 이성과 심정의 딜레마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고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취임 때부터 '심정'을 전면에 내세운 전례없이 엄격한 대일 자세를 가진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이는 "정권 출범 초부터 일본에 엄격한 자세로 나선 박근혜 정부는 이성을 우선시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히라이와의 발언과 닮았다.

또 보고서는 박 대통령 대일 강경자세의 배경에 대해 "한국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같은 반일적인 단체가 국내에서 영향력이 있다는 점도 있지만, 그것과 함께 한국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국제 정치에서의 일본과의 협력의 중요성이 저하되고 있는 것이 꼽힌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히라이와 교수는 "정대협같은 단체의 의향이 매우 강해 이성적 대응을 어렵게 한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런 점만이 아니라 떠오르는 중국과 어떻게 마주 보느냐는 문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보고서의 한국 관련 내용의 핵심인 '골포스트 이동' 언급도 교수의 발언과 일맥상통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골대(골포스트)'를 움직여온 경위에 비춰 영속하는 화해를 이루기 위한 수단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도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히라이와는 "한국 측이 함께 '골'을 만드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골'이 움직이기 때문에 제안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 집권기에 대한 기술의 경우 2005년 3·1절 기념사가 거론된 대목과 노 대통령 대일 강경책의 배경과 관련해 '386세대'가 거론된 점에서 보고서와 히라이와의 발언이 빼닮았다.

16명으로 구성된 '21세기 구상 간담회'는 출범때부터 한국 전문가는 배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터에 한국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표출한 보고서의 한국 관련 내용이 외부 초청 전문가 1명의 발표 내용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한국 경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더욱이 히라이와 교수는 한반도 전문가이긴 하지만 일본 학계에서 '한국 전문가'라기 보다는 '북한 전문가' 쪽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복수의 일본 전문가들이 전했다.

아사바 유키(淺羽祐樹) 니가타(新潟)현립대학 대학원 국제지역학 연구과 교수는 보고서 내용에 대해 "한국도 함께 관계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는 보고서의 주장 자체는 일리가 있다고 보지만 표현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의 분위기가 널리 확산돼 있다보니 외교적으로 표현할 필요를 느끼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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