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장기채 발행 올들어 1.3배로…저성장·저물가 영향
(서울=연합뉴스) 정선미 기자=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과 저물가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장기채 발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데이터 제공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올들어 지금까지 글로벌 기업과 정부의 장기채 발행 규모는 2천530억달러(약295조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천880억달러(219조원)보다 1.3배로 늘어난 것이다.
장기채가 인기를 끄는 것은 투자자들이 세계 성장률이 정체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낮췄다.
RBS의 알베트로 갈로 유럽 매크로크레딧 담당 책임자는 "채권 수익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장기채 발행이 늘고 있고, 채권 수익률이 낮은 것은 시장에서 저성장과 저물가 환경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수익률이 매우 낮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비싼 가격에 채권을 사들인다는 뜻이다.
보통 만기가 30년 이상인 장기채를 발행하는 곳은 신용도가 높은 기업이나 국가로 영국 정부나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마이크로소프트, 지멘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 4월에는 채무불이행 기록이 있는 멕시코가 상대적으로 낮은 4.2% 금리에 사상 처음으로 유로화표시 100년물 국채를 발행했다.
두 달 뒤인 6월에는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가 25억달러(2조9천100억원) 규모의 100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페트로브라스는 비리 스캔들로 지난해 216억헤알(약 7조7천69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1991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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