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영문이름 '재패니즈 레드파인'→'코리아 레드파인'
국립수목원, 광복 70년 맞아 한반도 식물 영문명 바로잡기
(포천=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한국 소나무의 영어이름이 '재패니즈 레드 파인'(Japanese red pine)이었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소나무는 세계적으로 한반도에서 주로 서식하지만, 영문이름은 '줄기가 붉은 일본 소나무'다. 일본 소나무가 서양인들에게 먼저 알려졌기 때문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광복 70년을 맞아 한반도 자생식물의 영문명을 새로 정리해 책으로 만들어 배포한다.
10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수목원은 지난 1년간 한반도 자생식물 4천173종의 영문 '일반명'을 재검토하고 수정해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을 제작했다.
식물의 '학명'은 세계가 공식적으로 쓰는 라틴어 이름으로, 국제 식물 명명 규약에 따라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일반명은 각 나라에서 식물에 붙인 이름으로 한 종에 여러 이름이 있을 수 있다.
국립수목원은 "라틴어로 되어 있어 일상에서 쓰기 어려운 학명과 달리 일반명은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식물의 일반명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식물주권으로 뿌리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수목원은 한반도가 식물분포의 중심지임에도 다른 국가명이 들어갔거나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함에도 특정 국가명이 들어간 식물을 검토했다.
또 한반도에서만 사는 특산식물과 우리 문화·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식물을 조사했다.
이번 목록집에서 소나무의 영문 일반명인 '재패니즈 레드 파인'을 '코리아 레드 파인'으로 바로 잡았다.
또 단풍나무 잎 모양이 손바닥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팔메이트 메이플'(Palmate maple)로 수정했다.
조경수로 인기가 높은 단풍나무는 한국과 일본에 함께 분포하지만, 그동안 '재패니즈 메이플'(Japanese maple)로 불렸다.
한국의 문화와 밀접한 개나리는 '코리안 골든벨 트리'(Korean goldenbell tree)로 불렸으나, 이번에 한글명을 그대로 영어로 음역해 'Gaenari'로 바꾸었다.
수목원은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을 광복절에 맞춰 주요 공관과 정부 부처에 배포할 예정이다.
전자책은 국립수목원 홈페이지(www.kna.go.kr)와 구글 플레이 도서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국립수목원의 한 관계자는 "식물 이름은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민족의 문화와 역사, 식물이 가진 가치를 포함하는 상징이기 때문에 올바른 영문 이름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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