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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천에서 발굴된 건물 유적. <<문화재청 제공>> |
서천 종천저수지 인근서 백제 건물 유적 발견
가마와 주조 유구 확인…"정확한 건물 용도는 알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충남 서천 종천저수지 인근에서 백제 후기에 만들어진 건물, 공방 유적과 토기, 기와를 굽던 가마 유구(遺構)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국강고고학연구소가 지난해 3월부터 서천 종천지구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부지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백제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건물과 생산시설 유적이 발견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백제 건물지는 가로 3칸, 세로 2칸 크기로 조성한 뒤 다시 넓은 면적을 파내 흙을 켜켜이 다져 올려 유구를 만들고 외곽에 띠를 두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언덕 경사면에 길쭉하게 설치한 가마인 등요(登窯) 2기와 금속 제품을 제작한 주조(鑄造) 유구도 발굴됐다. 백제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조 유구에는 수키와를 연결해 만든 배출구와 지름 약 90㎝의 주형틀이 남아 있었다.
연구소는 백제 건물지의 상태가 양호하지 않지만 축조 방법과 출토 유물로 보면 당시 관청, 사원, 객관(客館)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 건물 유적은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는 불교 사원으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의 유구층에서 각각 '운갑사'(雲岬寺), '개복사'(開福寺)라고 쓰인 명문 기와가 출토됐다.
다만 고려시대 후기에는 이전 건물 유적을 깎아내고 새롭게 사원을 조성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단은 조선시대에는 고려시대 건물을 그대로 활용했으나, 석조 불상 조각을 담을 쌓는 데 썼다는 점에서 사원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이용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재동 국강고고학연구소 소장은 "백제 건물은 600년 무렵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국시대 수도가 아닌 장소에 이런 규모의 건물과 생산시설을 세웠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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