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트럼프의 미래는?…美정치전문가들 엇갈린 전망
"돌풍 지속…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vs "거품 꺼져 중도 포기할 것"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온갖 막말과 기행에도 예상 밖으로 공화당 내 대선후보 중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열린 첫 TV토론의 여성 진행자에 대한 비하 막말로 거센 반발에 직면했으며, 핵심 참모의 이탈로 캠프가 흔들리는 등 그를 둘러싼 불확실성 또한 커지는 상황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의 앞날에 대해 민주·공화 양당 주변과 언론계 정치 전문가들의 전망을 취합한 결과 낙관론과 비관론이 뚜렷이 엇갈렸다.
◇ 낙관론 "트럼프 돌풍 계속될 것"
조 트리피 민주당 정치 전략가는 "트럼프는 자신이 원할 때까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금 트럼프의 지배력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를 조롱하는 대부분의 공화당 후보보다 그의 힘이 더 강력하다"고 평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 특별 고문인 밴 존스 역시 아무도 트럼프를 막을 수 없다며 미디어는 이미 트럼프에게 "중독됐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무소속 출마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애니타 던 민주당 정치 전략가는 더 나아가 트럼프가 자신의 돌풍을 지속해 공화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는 최대한 많은 토론회를 즐기고 자신의 인지도를 높인 다음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며 "그는 자금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메리 마타린 공화당 정치 전략가는 트럼프에 대한 기대를 보이며 "트럼프가 공화당에 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될 것이며, 낡은 인습을 타파할 진짜 정책을 보여 줄 것"이라고 낙관했다.
◇ 비판론 "트럼프 거품 무너질 것"
반면 공화당의 릭 윌슨 언론 전략가는 "트럼프는 엄청난 맹공을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트럼프 쇼'는 곧 끝날 것이라며 공화당 유권자와 맞지 않는 과거 그의 진보적 정치성향 등에 대해 공격이 계속되면 트럼프는 결국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튜어트 스티븐스 공화당 정치 전략가도 트럼프가 경선 도중 후보 출마를 포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로비스트·홍보업체인 퀸, 길레스피&어소시에이츠(QGA)의 존 피허리 대표는 "풍선의 공기가 빠져나가듯 트럼프의 거품도 꺼지고 있다"며 "트럼프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자기 자신을 해치고 있고 제3당 출마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여론조사 담당자였던 더글러스 쇼언은 트럼프가 강력한 힘을 가진 것처럼 보여도 여론 조사에서 부정적 답변이 너무 많아 결국 공화당 경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무소속으로도 출마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미 너무 많은 미국인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쇼언은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가 피터 웨너는 트럼프가 곧 미국인들을 짜증나게 하면서 돌풍이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트럼프에게 끌렸던 사람들은 점점 그의 기괴한 행동에 당황하고 실체 없는 그의 언어와 천박함에 흥미를 잃어갈 것이라고 웨너는 내다봤다.
◇ "트럼프의 미래보다 공화당이 걱정"
몇몇 정치 전문가는 트럼프의 미래를 공화당에 대한 답변으로 대신했다.
에릭 에릭슨 정치해설가는 공화당이 트럼프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대신 그를 무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대선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한 슈퍼팩 '미국을 위한 최우선 행동'(Priorities USA Action)의 빌 버턴 선임전략가는 트럼프의 행동이 공화당의 치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퀴벌레는 어느 곳에나 있지만, 빛을 비춰야 죽일 수 있다"며 가장 편협한 (공화당) 우익 분파가 트럼프로 인해 조명을 받고 있다고 평했다.
폴 베갈라 CNN 정치 분석가는 트럼프의 기괴한 행위가 공화당의 본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공화당원의 34%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서 출생하지 않았다고 믿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가 "공화당의 얼굴이자 목소리, 머리카락"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자, 이른바 '버서'(birther)'의 대표적 인물이다.
한편 애나 나바로 공화당 정치전략가는 "트럼프 '막장 드라마'의 마지막 편이어떻게 될지 누가 아느냐"며 "그의 미래에 대해서는 정치 전문가가 아닌 정신과의사에 묻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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