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차세대 항모에 충격. 생존성시험 지시
해군 반대에도 강행, 실전배치 6개월가량 늦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국방부가 해군의 반대에도 차세대 포드급 항공모함에 대한 충격과 생존시험을 지시해 취역이 6개월가량 늦어질 것이라고 디펜스뉴스(DN) 등 미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군은 내년 2월 초 취역 예정인 첫 번째 포드급 핵 추진 항모 제럴드 포드 호(CVN 78) 건조에 사용된 부품이 이미 충분한 성능시험을 거쳤고, 설계 역시 전투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강화된 데다 현재 모의시험 등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오는 2025년까지 충격과 생존시험을 연기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포드 호가 취역하기 전에 해상에서 충격과 생존시험을 끝내도록 해군에 지시했다. 프랭크 켄달 국방부 차관(군수 및 조달 담당)도 레이 마부스 해군장관에게 보낸 지난 7일 서한에서 "포드 호가 실전 배치 시작 이전에 설계 생존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실선 충격시험'(FSST)과 실선 생존성시험(TSST)을 시행할 것"을 재차 지시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충격 시험은 승조원이 승선한 함정이 항해하는 해저에서 폭발물을 터트려 배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시험은 그러나 장비에 손상이 없도록 이뤄지며, 결과는 취약점을 찾아내 필요 시 설계 변경에 반영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국방부의 이번 결정은 제작 예산만 130억 달러(15조 3천700억 원)가 투입된 최고가 항모인 포드 호 시험을 둘러싸고 국방부와 해군 간에 지속하는 이견이 표출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그러나 이번 갈등은 국방부와 해군 사이에 빚어진 것만이 아니라 군부와 실험 당국 간의 알력으로 해석해야한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 따르면 신장비 체계를 이른 시일 내에 배치하는 게 좋다는 것이 군 지휘부의 입장이지만, 의회 직속으로 지난 1983년 발족된 전투시험 부서는 실전 배치 이전에 충분한 성능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정서를 반영하듯 해군은 두 번째 포드급 항모 존 F. 케네디 함(CVN-79)가 취역할 때까지 포드 호에 대한 시험 연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해군 소식통은 포드 호에 대한 시험으로 의회가 규정한 대형 항모 11척 유지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미 해군은 지난 2012년 엔터프라이즈호의 퇴역으로 10척의 대형 항모만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항모의 배치 기간이 늘어나면서 승조원들의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누적돼 문제가 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포드 호는 만재배수량이 11만t급인 슈퍼항모로 전자식 위상배열 레이더, 최첨단 전자기 사출장치(EMALS), 레이저포와 최고 음속의 7배의 속도로 발사할 수 있는 '전기포'(레일건) 등을 처음으로 탑재했다. 이는 기존의 니미츠 급 항모보다 3배나 많은 1만 3천800볼트의 전기를 자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항모들보다 25%가량 줄어든 4천660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는 포드 호는 기존 항모들보다 적은 78대의 항공기를 탑재하지만, 전자기 사출장치 덕택에 발진 회수는 오히려 25% 늘어나 작전 효율성 측면에서 오히려 개선됐다.
미 해군 오는 2025년까지 존 F. 케네디와 엔터프라이즈호(CVN-80) 등 세 척의 포드급 항모를 차례로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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