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 우승 연일 축하연…"체제결속 의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3 15:50:43
  • -
  • +
  • 인쇄
김정은 제1위원장 선수단 마중·평양 군중집회도 "이례적"
△ 동아시안컵 우승 여자축구선수들 환영하는 평양시민들 (평양 조선중앙통신 = 연합뉴스) 북한 평양시민들이 10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귀국한 북한 여자 축구선수들을 환영하고 있다. 2015.8.11 photo@yna.co.kr

북한, 여자축구 우승 연일 축하연…"체제결속 의도"

김정은 제1위원장 선수단 마중·평양 군중집회도 "이례적"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북한이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에서 금메달을 따고 '금의환향'한 여자축구선수들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연일 환영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광복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여자축구대표단이 '주적'인 남한과 일본 선수단을 연이어 격파하며 정상에 오른 것을 대대적으로 알려 주민들의 애국심을 자극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평양 청년공원야외극장에서 여자축구선수단을 환영하는 평양시 군중집회를 열었다.

군중집회에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각계층 환영 인파가 모여 여자축구 선수들에게 화환을 걸어주고 박수 갈채를 보내며 영웅 대접을 했다.

최 당비서는 축하 연설에서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한 라은심 등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백두의 칼바람 정신을 심장마다에 만장약한 김정은 시대 체육 전사들의 백승의 기상을 온 세상에 다시 한 번 과시하였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 관철이나 대미·대남 비난 차원의 평양시 군중집회는 자주 있었으나, 축구 선수단만을 환영하는 대규모 집회는 이례적이다.

특히 앞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여자 축구 선수들이 우승한 직후 "장한 딸들 열렬히 축하한다"는 내용의 축하 전문을 보낸데 이어 지난 10일 선수단이 귀국할 때에는 부인 리설주와 함께 직접 공항까지 마중나가 축하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또 20만 명에 달하는 평양 시민들은 도로 양옆에서 여자 축구 선수들의 환영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김일성·김정일 시절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국가 수반을 환영할 때 동원되던 규모로, 북한 당국이 이번 동아시안컵 우승에 부여하는 정치적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준다.

북한 선수단이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은 8월 15일을 앞두고 일본팀을 꺾고 남북간 대립이 갈수록 격화하는 가운데 남한도 잇달아 격파했다는 점에서 북한은 마치 이번 우승을 전장에서의 승리처럼 대대적으로 선전함으로써 주민 결속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신문도 이날 '비상한 단결력', '백두의 혁명정신', '투쟁 기풍', '백두의 칼바람 정신' 등이라는 단어를 잇달아 사용하며 이번 우승을 기회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광복절을 앞두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체육 부문에서의 업적을 과시하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결속과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 내려는 소재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