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총리 전후 70년 담화 전문-2(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4 21: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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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총리 전후 70년 담화 전문-2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손해와 고통을 일본이 준 사실. 역사는 실로 돌이킬 수없는 가혹한 것입니다. 한사람 한사람에게 각각의 인생이 있고, 꿈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는 당연한 사실을 음미할 때, 지금도 말을 잃고 그저 단장(斷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토록 고귀한 희생 위에 현재의 평화가 있다. 이것이 전후 일본의 원점입니다.

다시는 전쟁의 참화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사변, 침략, 전쟁, 어떠한 무력의 위협이나 행사도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두번 다시 사용해선 안 된다. 식민지 지배로부터 영원히 결별하고 모든 민족의 자결권이 존중되는 세계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대전에 대한 깊은 회개의 마음과 함께 우리나라는 그렇게 맹세했습니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를 만들고, 법의 지배를 중시하고 오로지 부전(不戰)의 맹세를 견지해 왔습니다. 70년간의 평화 국가로서의 행보에 우리는 조용한 자부심을 품고 이 부동의 정책을 앞으로도 견지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해서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했습니다. 그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 대만, 한국, 중국 등 이웃인 아시아 사람들이 걸어온 고난의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전후 일관되게 그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을 다해왔습니다.

  이러한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떠한 노력을 해도, 가족을 잃은 분들의 슬픔, 전화(戰禍)에 의해 도탄의 고통을 맛본 사람들의 아픈 기억은 앞으로도 결코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명심해야합니다.

전후 600만 명이 넘는 귀환자가 아시아·태평양 각지에서 무사히 귀환해서 일본 재건의 원동력이 된 사실을. 중국에 방치된 3천명 가까운 일본인의 아이들이 무사히 성장해 다시 조국의 흙을 밟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의 옛 포로 여러분이 오랫동안 일본을 방문해 서로의 전사자를 위한 위령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쟁의 고통을 그지없이 경험한 중국인 여러분과 일본군에 의해 극심한 고통을 받은 옛 포로 여러분이 그렇게 관대해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마음의 갈등이 있고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했던가.

 그것에 대해 우리들은 생각을 다해야합니다.

관용의 마음에 의해 일본은 전후 국제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전후 70년이라는 이 기회에있어서 우리나라는 화해를 위해 힘써 주신 모든 국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일본에서는 전후 태어난 세대가 이제 인구의 8할을 넘고 있습니다. 그 전쟁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우리의 자녀나 손자, 그리고 그 뒤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를 계속할 숙명을 지게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우리 일본인은 세대를 넘어 과거의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과거를 계승하고 미래에 전달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 또 그의 부모 세대가 전후 잿더미와 가난의 수렁 속에서 생명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세대 또한 다음 세대로 미래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선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더불어 적으로 치열하게 싸운 미국, 호주, 유럽 국가를 비롯해 정말 많은 국가들이 은혜와 원한을 넘은 선의와 지원의 손길을 뻗어준데 대해 감사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미래로 구전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기고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고, 아시아,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을 다할 것이다. 그런 큰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교착상태를 힘으로 타개하려고 한 과거를 가슴에 계속 새기겠습니다. 그럴수록 일본은 어떤 분쟁도 법의 지배를 존중하고, 힘의 행사가 아니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앞으로도 굳게 지키고 세계 각국에 촉구하겠습니다.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의 비확산과 궁극적인 폐기를 목표로 국제 사회에서의 책임을 이행하겠습니다.

우리는 20세기에 전시 하에 많은 여성들의 존엄과 명예가 깊은 상처를 입은 과거를 가슴에 계속 새기겠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나라는 그런 여성들의 마음에 항상 다가가는 국가이고 싶습니다. 21세기야말로 여성의 인권이 손상되지 않는 세기가 되도록 하기 위해 세계를 선도하겠습니다.

우리는 경제의 블록화가 분쟁의 싹을 키운 과거를 가슴에 계속 새길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어떤 나라의 자의에 좌우되지 않는 자유롭고 공정하고 열린 국제경제 체제를 발전시켜 개발 도상국 지원을 강화하고 세계를 더욱 번영으로 견인해 나갈 것입니다. 번영이야말로 평화의 기초입니다. 폭력의 온상이 되기도 하는 빈곤에 맞서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의료와 교육,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힘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국제 질서에 도전자가 되어 버린 과거를 가슴에 계속 새기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기본적 가치를 확고히 견지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손 잡고 '적극적 평화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어느 때보다 기여하겠습니다.

종전 80년, 90년, 100년을 향해서, 그런 일본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결의입니다.

2015년 8월 14일

내각 총리 대신 아베 신조(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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