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누가 일본을 통치하는가·유학자의 동물원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7 09: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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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누가 일본을 통치하는가·유학자의 동물원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 누가 일본을 통치하는가 = 관료의 나라로 알려져 있는 일본. 20년간 일본에 체류하면서 다방면의 일본 관련 저술을 펴내온 중국인 저술가 위톈런 씨가 전후 일본 관료 집단의 역할과 위상이 어떻게 변모, 발전해왔는지를 살폈다.

저자는 최근 일본 관료집단의 위상 추락은 관료 제도와 인적 자원의 능력 결여에서 기인하기보다 더 이상 변혁의 추동력을 끌어내지 못할 정도로 성숙해버린 산업과 사회경제제도의 현실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우리 관료제도와 유사하면서도 직업 관료가 민간 부문으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아마쿠다리' 제도의 유용성에 주목한다. 이 같은 이직의 보장은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공적 동기 부여와 함께 수입이 적은 현실을 보완하는 완충 장치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일본 사회의 잃어버린 20년을 만든 장본인은 관료들이 아니라 관료로부터 실질적인 행정권을 빼앗은 무능한 정치가들 때문이라는 입장을 편다.

박윤식 옮김. 나남. 340쪽. 1만6천원.





▲ 유학자의 동물원 = "한 마리 족제비가 온몸에 진흙을 발라 머리와 꼬리를 구분할 수 없도록 하고는 앞발을 모으고 썩은 말뚝처럼 사람같이 밭둑에 선다. 그러면 다른 족제비는 눈을 감고 죽은 듯 그 밑에 누워 있다."

까치는 죽은 듯 누운 족제비에게 갔다가 꿈틀하는데 놀라 썩은 말뚝으로 분장한 족제비에게 옮겨 앉는다. 그 놈이 입을 벌려 발을 깨문 뒤에야 이들의 교묘한 꾀에 속았음을 깨닫게 된다.

이덕무의 '청장관전서'에 나오는 족제비에 관한 서술이다. 이덕무처럼 조선의 유학자들, 특히 실학자들은 동물에 관한 기록들을 많이 남겼다고 한다. 동물의 세계묘사를 통해 인간 세계를 희화화하고 풍자하는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다채롭게 드러나는 유학자들의 동물관은 인간과 동물의 마음이 한 갈래에서 나왔다는 '만물친족설'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학자들은 '호오'(好惡)의 감정에 반응하는 동물들을 예리하게 관찰해 이들의 삶이 인간 군상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드러내 보인다.

최지원 지음. 알렙. 360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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