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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으로 도피했던 탈주자들이 지난 6월 중국으로 송환되는 모습(자료사진) |
"미국서 '여우사냥' 중단하라"…미 정부, 중국에 경고(종합)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미국 정부는 중국이 부패 혐의로 수배를 받은 사람들을 포함, 외국으로 도피한 자국범죄자를 송환하려고 미국 내에서 정보요원들을 비밀 운영하는 데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비밀 요원들이 미국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며 중국인 탈주자를 돌려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에 경고하고 즉각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탈주자 가운데 최근 중국 비밀 요원들의 제1 표적이 되고 있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은 바로 부패 혐의로 퇴출된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 전선공작부장의 동생 링완청(令完成)이다.
링완청은 형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지난해 미국으로 달아나 현재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외곽의 호화 저택에서 살고 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층 관리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지닌 '정보의 보물상자'로 불리는 인물이어서 그가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면 중국 정부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으로 중국 측은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는 중국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경제사범 등 외국으로 도피한 범죄자를 본국으로 송환해 처벌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여우 사냥'(Fox Hunt)으로 이름붙여진 이 캠페인을 통해 올해 자발적으로 되돌아간 70여명을 포함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총 930여 명이 중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의 여우사냥 요원들은 관광 비자나 사업 비자 등으로 입국해 탈주자들이 귀국하도록 갖은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사회안전부 소속이어서 정치, 경제, 군사, 산업 정보를 얻으려고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첩보요원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이 자국 내 여우사냥 요원에 대해 경고한 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비밀 요원들이 탈주자들에게 사용하는 협박 수단에 대한 미국의 분노를 반영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 요원들은 탈주자들에게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중국에 남아있는 가족이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식으로 강압적인 협박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공무원에 대한 개인정보 해킹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말미암아 양국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불거져 다음 달로 예정된 시진핑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NYT는 그러나 미국 역시 과거에 비밀 첩보원들을 다른 나라에 보낸 전력이 있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특히 2001년 9·11 이후에는 중앙정보국(CIA)이 알카에다 용의자들을 잡기위해 외국에 체포조를 파견, 용의자들을 CIA 비밀 감옥이나 다른 나라 정부에 넘기기도 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의 이번 경고는 중국 비밀 요원들의 미국 내 활동 사실을 미국이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에 알리기 위함이며, 구체적인 보복 행동에 나서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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