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친선특급, 도라산역서 1만4천400㎞ 대장정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연해주와 중앙아시아에는 다음 세대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다 간 우리 조상들이 있었습니다. 한국 땅을 밟지 못했으나 고향을 잊지 않은 동포들도 봤습니다."
평화통일의 염원을 싣고 독일 베를린까지 1만4천400㎞를 달린 유라시아 친선특급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 오수정(28·여·한의사)씨는 북받친 듯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열차를 통해선 대륙으로 향할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도) 제3자 입장을 취할 문제가 아니란 점에서 다시 한 번 저 자신을 되돌아 봤다"고 털어놨다.
외교부와 코레일은 17일 오후 경의선 남측 구간 최북단 종점인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유라시아 친선특급 해단식을 가졌다.
해단식에는 서울에서 베를린까지 17박 18일의 여정을 함께 한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이헌승 의원, 독립유공자 후손과 일반국민, 윤주경 독립기념관 관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북녘땅을 지나지 못해 일부 구간에서 항공편을 이용해야 했던 데 아쉬워하며, 하루빨리 통일이 이뤄져 남북철도가 대륙과 이어질 날이 오길 염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베를린에서 통일 염원을 담아 그리운 금강산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한 소리가 아직도 귓전을 맴도는데 그로부터 불과 일주일도 안 돼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의 도발이 일어난 것을 보면 한반도의 분단 현실이 얼마나 냉혹한지 다시 절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남쪽의 마지막이 아닌 북쪽으로 가는 첫번째 역인 이곳 도라산역에서 해단식을 갖는 것은 북녘땅을 잇기 위한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진정한 광복은 통일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유라시아 친선특급의 여정은 끝났지만 하나의 꿈, 하나의 유라시아를 위한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코레일은 남북철도와 대륙철도 연결이 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단식에서는 한복 디자이너 권진순(66·여)씨가 이번 여정 동안 참가자들의 통일염원을 담은 천조각 1천여개를 한땀 한땀 이어 만든 대형 태극기를 독립기념관에 기증하는 헌정식도 치러졌다.
코레일은 참가자들에게 서울-베를린 구간 기념 승차권을 증정했으며, 해단식장에서는 친선특급의 여정을 담은 동영상 상영과 사진전도 함께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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