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펜클럽, 멕시코 대통령에 "언론인 보호" 공개 서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8 04: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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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루시디 등 지식인 500명 서명 담아
△ 지난 16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콜롬비아 국적의 한 사진기자가 루벤 에스피노사의 사진을 들어보이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국제펜클럽, 멕시코 대통령에 "언론인 보호" 공개 서한

촘스키·루시디 등 지식인 500명 서명 담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세계적인 석학과 작가 등 지식인들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에게 멕시코 언론인의 인권 보장과 언론인을 상대로 한 범죄 수사 및 예방을 촉구했다.

미국의 석학 노먼 촘스키와 미국의 폴 오스터, 영국의 살먼 루시디,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 작가 등 국제펜클럽 미주지부 소속 회원 500여 명은 페냐 니에토 대통령에게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중남미 뉴스매체인 텔레수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서한은 최근 멕시코 베라크루스 주에서 사진 기자 루벤 에스피노사가 주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다가 협박을 당한 뒤 살해되는 등 멕시코에서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와 살인 등의 범죄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해 항의하는 성격을 담고 있다.

이들은 서한에서 에스피노사를 포함한 현지 언론인이 피살된 사건에 대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수사와 함께 지방 정부의 관리들이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언론인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베라크루스에서 주간지 '프로세소'에 소속돼 일하면서 지역 정부의 치안 부재 등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해 온 에스피노사는 지난달 31일 수도 멕시코시티의 한 아파트에서 여성 인권운동가 등 4명과 함께 고문을 당한 뒤 머리에 총을 맞고 피살된 채 발견됐다.

이어 지난 13일에도 베라크루스 동부 한 도시의 식당에 총기를 든 괴한 5명이 마약갱단 조직원 5명과 지역 언론인 1명을 살해한 뒤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에스피노사는 지난 6월 집권 제도혁명당(PRI) 소속인 하비에르 두아르테 베라크루스 주지사를 정면으로 비난하는 보도를 한 뒤 협박을 받고 멕시코시티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아르테 주지사가 에스피노사를 포함해 주 정부에 비판적인 기자들을 공공연하게 위협한 의혹이 불거지자 멕시코시티 사법당국이 두아르테를 조사하고 있다.

국제펜클럽 미주지부는 서한에서 "오늘날 세계 여러 곳의 언론인들이 공격에 노출돼 있으며, 특히 멕시코는 가장 위기에 처한 곳"이라며 "조직범죄와 정부 관리들의 부패, 부실한 처벌 등 모든 것이 그러한 환경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에스피노사의 동료 기자를 포함한 베라크루스의 기자 30여명이 협박과 위협에 시달려 현재 직장과 가족을 남겨두고 피신했다고 텔레수르는 전했다.

마약 밀매에 대한 이권을 둘러싸고 갱단 간 경쟁이 극심한 지역 중 한 곳인 베라크루스에서는 두아르테 주지사가 취임한 2010년 이후 14명이 피살됐다.

국경 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멕시코에서 104명의 언론인이 피살되고 25명이 실종됐다.

이 가운데 베라크루스에서 피살·실종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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