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눈가에 아른거리는 것은 끝없이 뻗어있는 침엽수림이다. 귓가에 맴도는 것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숨소리다.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이하 레버넌트)를 보고 나오는 길 위의 이야기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서부 개척시대 이전인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복수극이다. 그 여정은 길고, 감정은 깊다.
휴 글래스는 비싼 값에 거래되는 동물들의 가죽 사냥을 나선 인물이다. 사냥 중 회색곰을 만나 생명이 위험할 정도의 상처를 입는다. 대원들은 온몸이 찢긴 글래스를 들것에 실어 이동한다. 길은 멀고, 산은 깊다. 비탈진 눈길에 대원들은 지치고, 여정은 길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 앤드류 헨리(돔놀 글리슨 분)는 결단을 내린다. 글래스의 마지막을 지키면 돈을 준다는 것. 그 말에 피츠제럴드(톰 하디 분)는 그의 아들 호크(포레스트 굿럭 분)와 브리저(윌 폴터 분)와 함께 남는다.
돈 앞에 멈춘 발은 오래가지 못한다. 피츠제럴드는 글래스를 죽이고 걸음을 재촉하려 한다. 브리저가 자리에 없을 때, 그는 이를 실행하려 하지만 호크가 반대하고 나선다. 글래스와 인디언 여성의 혼혈로 태어난 호크를 '잡종'이라며 무시하던 피츠제럴드였다. 그는 호크를 눈 뜬 글래스 앞에서 죽인다. 이후, 움직이지 못하는 글래스를 구덩이에 넣은 채, 브리저와 함께 길을 떠난다.
디카프리오는 '레버넌트'에서 숨소리까지 들리는 역대급 연기를 선보인다. 총을 겨눌 때의 긴장감과 분노의 감정, 복수를 위해 몸을 일으키는 노력은 각기 다른 숨소리로 스크린에 배어있다.
'레버넌트' 속 디카프리오 연기에는 '역대급 연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실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2015년 보스턴비평가협회 및 워싱턴비평가협회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또한 '제7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남주주연상에도 노미네이트 됐다. 이는 그의 역대급 연기라는 말이 단지 수식어로만 존재함이 아님을 입증한다.
디카프리오는 "단지 복수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는 깊은 의미들이 담겨있다. 처음 글래스에게 상처를 입힌 회색곰은 자신의 새끼곰을 보호하기 위해 글래스에게 뛰어들었다. 이는 앞으로 이어질 글래스의 부정을 다른 면모로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짐승들은 인간들의 욕망 앞에 쓰러진다. 살아있는 생명의 가죽은 벗겨져, 돈이라는 가치로 환산된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 앞에 한없이 작기만 하다. 회색곰에게 총 없이 인간은 대적할 수 없다. 인간이 자연 위에 선 듯한 강한 존재로 있어도, 거대한 자연 앞에선 한없이 작은 점에 불과하다.
장엄한 자연의 모습은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과 루베즈키 촬영감독을 통해 담겼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을 수상한 '버드맨'을 함께 작업한 두 사람이다. 이들은 '레버넌트'의 촬영 전 세가지 중요한 원칙을 세웠다. 영화 속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할 것, 인공 조명은 사용하지 않을 것, '버드맨'처럼 하나로 매끄럽게 연결된 롱샷에 도전할 것.
두 사람의 세 가지 약속은 '레버넌트'에서 그대로 지켜졌다. 그래서 디카프리오가 보여주는 글래스의 상처와 감정은 매끈하게 연결된다. '버드맨'에서처럼 한 작품을 연결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장면은 롱샷으로 잔혹함과 실제성을 더한다.
익숙한 인물들의 명연기는 몰입도를 높인다. 디카프리오 외에도 톰 하디, 돔놀 글리슨은 국내에서도 반가운 배우들이다. 톰 하디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주인공 맥스 역으로, 돔놀 글리슨은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주인공 팀 역으로 등장해 국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은 "이 영화는 5년 동안 나의 꿈이었다. 육체적으로 혹독한 시련을 거치면서 정신적인 부분에 의지하게 되는 모피 사냥꾼들의 삶을 파헤치고 싶었다"며 "내 평생 예술적으로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 '레버넌트'는 국내에서 1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상영시간 156분.'버드맨'으로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의 차기작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오는 1월 14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해당 사진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포스터. <사진제공=이십세기 폭스 코리아>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주인공 휴 글래스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배우 톰 하디(상단)와 돔놀 글리슨(하단)이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열연했다.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에서 모피 무역을 위한 무분별한 사냥을 모티브로 삼아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복수극을 담은 영화다.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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