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사진은 현실의 재현으로부터 시작한다. 사진을 타장르와 확연히 다르게 구분하는 지점은 그 충실한 증거성에 있다. 사진술이 발견된 이후, 사진이 예술인가에 대한 끈질긴 의심 역시 그 지점으로부터 비롯한다.
풍경은 사진의 그러한 특성에서 가장 많은 의심을 받는 소재이자 또한 하나의 장르이다. 원래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옮겨오는 행위가 과연 예술에 해당할 수 있는가 하는 그런 의심이다.“흔한 풍경”이라는 자조 섞인 그런 말들이 자주 흘러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사진이 재현해내는 현실이 과연 현실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보는 사각형 안의 현실. 그것은 옮겨졌으되, 옮겨지면서 사각형 안 사물들의 관계에 대한 의미망을 재구성해낸 현실이다. 즉, 그것은 현실을 닮은, 사진 찍는 이에 의해 재단된 다른 현실이다.
주기중사진가의 풍경사진은 풍경 너머를 봐야 한다. 사물의 의미 이전, 형태소로서 선과 면으로 다시 보는 사진은 근원에 대한 질문으로 환원할 수 있다. 그가 찍은 풍경의 힘은 그 선과 면들의 긴장관계에서 비롯된다. 전시제목 포란(抱卵), 즉 알을 품다의 알은 물성으로서의 알이 아닌 근원으로서의 알로 해석할 수 있다.
30년 가까이 사진기자로 일하다 이제야 첫 전시를 여는 그의 사진은 올해 마지막날인 31일부터 1월 13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갤러리 이룸(02-2263-0405)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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