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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개인적으로 '추억'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추억은 후회도 아니고 자랑거리도 아니다. 자기자신을 성장시키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그런 '추억'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배우 박용우가 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순정' 제작보고회에서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수차례 거절했다. "출연료가 안 맞아서"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파란색의 감정을 느꼈다. 그런데 지금 파란색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것같았다"라고 진짜 이유를 밝혔다.
박용우의 말처럼 영화 '순정'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파란 날의 첫사랑과 우정을 담았다. 라디오 DJ가 된 형준(박용우 분)은 수옥의 편지로 과거를 떠올린다. 그가 떠올린 것은 23년 전 1991년 전남 고흥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한 친구들이다. 친구들 사이에 범실로 불리던 어린 시절 그(도경수 분)와 수옥(김소현 분), 산돌(연준석 분), 개덕(이다윗 분), 길자(주다영 분)가 그들이다.
3개월여 동안 촬영 대부분은 고흥에서 이뤄졌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고흥에서 함께 지냈다. 자연스레 '고흥 오총사'가 만들어졌다. 배우 김소현은 "촬영 첫날 (도)경수 오빠도, (연)준석 오빠도 어색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계속 서로서로 손을 잡고 걸으라고 했다. 감시하겠다고 하더라. 그렇게 하니 어색함이 빨리 풀린 것같다"고 했다.
에피소드가 이어졌다. 영화 속 사투리 연기를 위해 이들은 쉬는시간에도 사투리로 대화했다. 이다윗은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게 중요한데 배우려니 힘들더라. 최대한 일상에서도 쓰려고 했다. 아마 주다영은 아직도 그 습관이 남아 있는 것같다"고 폭로했다. 이에 주다영은 "배우는 게 가장 느렸다. 고흥에서 어르신들과 많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레 익힌 것같다"고 사투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고흥에서의 촬영은 또래들과 함께한다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오총사가 함께하기에 서로 힘이 됐다.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라던 김소현은 "섬에 들어가 촬영한 적도 있었다. 섬에 갇혀 있다는 느낌과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힘이 들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다 같이 있어 이겨낼 수 있었다. 함께 만든 추억 덕분에 즐거웠던 기억이 더 많은 것같다"고 미소를 띄었다.
이은희 감독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순정' 캐릭터에 맞는 캐스팅을 했다기보다 촬영하고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배우들이 캐릭터가 돼간 것 같다. 완성된 영화에서 더욱 범실은 범실답게, 수옥은 수옥답게 잘 맞았다"고 말했다.
오총사의 사랑과 우정은 1991년이 시대 배경이다. 그 시절을 보여주는 것은 세심한 소품과 추억의 음악이었다. 미국 록그룹 캔사스의 '더스트 인 더 윈드(Dust in the wind)' 등 팝 3곡, 김민우의 '사랑일 뿐이야', 무한궤도의 '여름이야기',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등 삽입곡이 영화 속에 녹아들어 풋풋한 시절의 첫사랑과 우정을 떠올리게 한다. 이 감독은 "형준이 라디오 DJ가 됐고, 수옥은 라디오 DJ를 꿈꾸던 소녀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여기에 귀 기울이며 감정 변화를 느끼는 게 자연스러웠다"고 자평했다.
삽입곡들은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올드팝이라고 하나 전혀 올드하지 않다. 추억을 위해 올드한 곡을 찾은 게 아니다. 지금 감정을 대변하는 곡을 찾은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에 박용우는 "어느것 하나 버리지 못할 정도로 음악이 좋다. 개인적으로 '더 워터 이즈 와이드(The Water is wide)'는 학창시절 추억이 담긴 곡이기도 하다"고 삽입곡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배우들이 선보이는 어린 시절 첫사랑과 우정의 감정은 1991년이나 2016년이나 다르지 않다. 전연령대에 공감 가능한 소재이자 감정이다. 도경수는 "실제 고등학교 1학년 때 첫사랑을 경험했다. 그때 기억을 많이 떠올렸다. 1991년은 태어나기 전이라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때를 보여주기보다 열일곱 첫사랑의 풋풋한 감정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주다영은 "재미있게 찍은 만큼 관객에게 즐겁게 다가갈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그는 함께한 오총사를 '순정이들'이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 말처럼 비슷한 연령대의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는 영화 속에 진하게 묻어 있다. 이들의 23년 후를 보여주는 박용우와 박해준은 "현실의 사람들에게 두 시간의 일탈로 추억을 맛볼 수 있는 영화"라고 거들었다.
이 감독은 "영화가 오랜 시간 연락하지 못한 친구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줬으면한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고흥 오총사의 케미스트리, 투명한 첫사랑과 우정에 대한 1991년 추억을 꺼내볼 수 있는 영화 '순정'은 다음달 개봉한다.배우 도경수, 김소현, 이다윗, 주다영, 연준석(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순정'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포커스뉴스DB배우 주다영, 김소현, 도경수, 이다윗, 연준석이 영화 '순정'에서 전남 고흥 오총사의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은 영화 '순정' 스틸컷. <사진제공=주피터필름, 리틀빅픽쳐스><서울=포커스뉴스> 배우 박용우, 도경수, 김소현, 주다영, 이다윗, 연준석, 박해준(왼쪽부터)이 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순정'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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