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U+ 부회장 SKT에 연속 '돌직구'…본색 드러낸 '존재감'

이채봉 기자 / 기사승인 : 2016-01-18 14: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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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회장 취임 50일만에 '승부사 본능'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작심비난 '두각'
△ .<사진제공=LG유플러스>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은 불공정한 게임…정부 신중판단 믿는다"(12일 과학기술 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 이용요금이 대폭 인상될 것"(14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서)

지난해 12월 새로 LG유플러스의 지휘봉을 잡은 권영수 부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2차례 연이은 공식석상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둘러싼 이동통신사들간 공방이 거세지면서 여론전이 격화되자 권 부회장이 해결사로 직접 나선 모양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4일 저녁 취임 첫 기자간담회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SK텔레콤이 3년 안에 경쟁사들을 압살하고 이동통신·유료방송·초고속인터넷 시장 모두 독식할 것"이라며 "특히 SK텔레콤이 유료방송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 이용요금이 대폭 인상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둘러싼 논쟁이 최근 업계를 넘어 학계와 시민사회까지 번지는 상황에서 나온 작심 발언이었다.

어조도 강했다. 목소리를 높이다보니 SK텔레콤이 그동안 시장 독점과 경쟁 제한 구조속에서 그동안 '땅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해왔다는 격한 표현까지 나왔다. 이번 인수 건을 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내버려뒀다가는 자칫 방송·통신시장 전반에 대한 SK텔레콤의 지배력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SK텔레콤이 가입자 415만 가구의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입가구 335만)와 합병하면 단숨에 1위 SO가 된다. 동시에 헬로비전의 알뜰폰 1위 사업자 CJ헬로모바일(가입자 85만3000명)도 수중에 들어온다.

LG유플러스 전망에 따르면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SK텔레콤은 2018년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을 49.6%에서 54.8%로 올리게 된다. 초고속 인터넷 점유율도 25.1%에서 40%로 증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권 부회장이 SK텔레콤에 강력한 경고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은 앞서 12일 과학기술 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서도 "이번 인수 건을 정부가 신중하게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비판하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앞으로 여러 현안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일종의 예고"라며 "특히 이번 공방을 통해 그동안 통신분야 경험이 없다는 일부의 의구심을 희석시키는 계기도 됐다"고 밝혔다.

실제 권 부회장은 과거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로 있을 당시 삼성전자에 맞서 설비 투자를 강화해 애플과의 공급 계약을 따내는 등 승부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당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연속 적자였던 회사를 취임 후 2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며 세계 1위 패널 회사로 키우기도 했다.권영수 LG유플러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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