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겨울 이적시장이 사실상 문을 닫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이적시장 최대의 화두는 단연 중국발 머니파워였다.
세계 축구계의 중심은 단연 유럽이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양분하는 두 대륙은 유럽과 남미지만 최대 시장은 유럽임을 부인할 수 없다. 자금력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사회 경제적인 부분은 물론 치안상태 역시 좋은 만큼 선호도가 더욱 높다. 특히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은 유럽에서도 선호도가 더욱 높은 리그다.
하지만 여기에 또 하나의 리그가 추가됐다. 중국 슈퍼 리그다. 더 이상 중국 리그는 변방 리그가 이니다. 무시할 수 없는 리그로 부상중이다. 돈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으면서 유럽 명문 팀에서 뛰는 선수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한 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일부 부유한 중동 클럽들이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했던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전성기를 넘긴 선수들이었다. 현지 축구 열기도 그리 뜨겁지 않아 말년 노후보험 쯤으로 여기는 인상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프로축구리그인 메이저리그사커(MLS)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문을 닫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중국발 머니파워는 위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올 겨울 이적료 순위 5위권 내에 포진한 선수들 중 중국 클럽으로 자리를 옮긴 선수가 무려 4명이다. 포르투에서 스토크시티로 옮기며 2425만 유로(약 322억6600만원)의 이적료를 기록해 3위를 차지한 지아넬리 임불라를 제외하면 나머지 4명은 모두 중국팀으로 이적한 경우였다.
올 겨울 이적시장 최대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는 잭슨 마르티네스(콜롬비아)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공격수인 그의 영입을 위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4200만 유로(약 558억8300만원)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광저우는 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마르티네스의 영입 사실을 알렸다. 마르티네스는 이번 시즌 개막과 함께 3500만 유로(약 465억6900만원)의 이적료와 함께 포르투에서 아틀레티코로 이적했다.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불과 반 시즌만에 700만 유로(약 93억1400만원)의 이윤을 남긴 셈이다.
두 번째로 높은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는 하미레스(브라질)다. 첼시에서 리그, FA컵, 리그컵 등은 물론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차지한 하미레스는 2800만 유로(약 372억5500만원)의 이적료를 지불한 장수 수닝의 품에 안겼다. 마르티네스와 하미레스는 전성기를 넘긴 선수들이 아닌 현역 콜롬비아와 브라질 대표로 각각 활약중인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네 번째로 높은 이적료를 기록한 엘케손(브라질)은 중국 내에서 이적한 경우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리그 우승 등을 경험한 그는 중국 내 라이벌팀 상하이 상강으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1850만 유로(약 246억1500만원)다. 광저우는 중국 축구 발전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상하이 상강의 호성적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3년 전 보타포고에서 그를 영입할 당시 570만 유로(약 75억8400만원)의 이적료를 지불한 점을 고려할 때 실리도 함께 챙겼다.
이적료 5위를 기록한 선수는 제르비뉴(코트디부아르)다. 허베이 종지는 그의 영입을 위해 1800만 유로(약 239억5000만원)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이로써 제르비뉴는 지난 시즌 도중 전북 현대에서 허베이로 이적한 에두와 함께 공격진을 이끌 전망이다. 허베이는 제르비뉴 외에도 카메룬 대표 출신 미드필더 스테판 음비야를 트라브존스포르로부터 영입하기도 했다. 지불한 이적료는 600만 유로였다.
이밖에도 중국 클럽들은 올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적지 않은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상하이 선화는 프레디 구아린(콜롬비아)을 인터 밀란으로부터 1300만 유로(약 172억원9700만원)에 영입했고 텐진 테다 역시 500만 유로(약 66억5270만원)의 이적료를 스포르팅 리스본에 지불하고 콜롬비아 대표 프레디 몬테로를 영입했다.
베이징 궈안 역시 800만 유로(약 106억4400만원)의 이적료를 들여 코린티안스로부터 브라질 공격형 미드필더 레나토 아우구스토를 영입했고 코린티안스 동료 자드손은 텐진 콴지안으로 이적했다. 텐진은 1부가 아닌 2부리그 소속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자드손의 영입에 500만 유로(약 66억5270만원)의 이적료를 지불한 것은 물론 산토스로부터 측면 공격자원인 게우바니우를 무려 1100만 유로(약 146억3600만원)의 이적료를 들여 영입하기도 했다. 큰 돈을 쓸 수 있는 클럽이 중국내 1부리그 몇몇 팀에 국한되진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중국 리그는 유럽 명문 구단들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돈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스타급 선수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축구에 대한 강한 애착을 나타내면서 중국 클럽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유럽 빅클럽들은 아직까지 팀내 핵심 전력보다 중요도가 조금 떨어지는 선수들 위주로 중국 이적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올 겨울 이적시장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조만간 유럽 빅클럽 핵심 선수들을 중국 클럽이 영입하는 경우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 규모 클럽이나 남미 클럽들은 중국의 돈 보따리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빅클럽 역시 중국 클럽들의 물량 공세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례로 주축 선수들을 대거 중국으로 내준 코린티안스의 로베르토 데 안드라데 회장은 "중국 클럽들은 우리팀 선수들을 영입하러 우리팀을 방문하지만 정작 내 이름조차 모르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고 일갈했다. 코린티안스는 브라질 내에서도 자금력으로는 한 손가락 안에 꼽히는 팀이다. 코린티안스 티테 감독 역시 "돈만을 추구하며 중국으로 진출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스타 선수 모으기는 일회성이 아닌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스페인/마드리드=게티/포커스뉴스> 2월3일(이하 한국시간)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이적한 잭슨 마르티네스가 지난해 10월22일 새벽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라운드 아스타나와의 홈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장면. (C)게티이미지/멀티비츠<멘체스터/영국=게티/포커스뉴스> 첼시 소속 하미레스(사진 왼쪽)가 2015년 12월28일 오후(한국시간)에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보스윅-잭슨과 공 소유권을 다투고 있다. (C)게티이미지/멀티비츠<로마/이탈리아=게티/포커스뉴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중국 허베이 종지에 새롭게 둥지를 튼 제르비뉴가 지난해 11월9일(한국시간)에 열린 라치오 로마와의 세리에A 경기에서 AS로마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는 장면. (C)게티이미지/멀티비츠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