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방송의 공공성 저해” VS “플랫폼 경쟁력 강화” 격돌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2-03 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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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측 “케이블 인수합병 통해 생존가능성 찾아야”

반대측 “대기업이 지역채널 통해 공공성에 영향 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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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미래창조과학부가 3일 주최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에서 방송의 역할을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방송의 공공성을 해칠 것이라는 주장과 투자가 늘어나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맞섰다.

오후 2부 토론에서는 ‘방송’을 중심으로 △방송 산업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방송의 공익성·공공성 및 시청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했다.

양 사의 합병을 찬성하는 교수들은 합병이 규모의 경제를 가져와 수익을 극대화 하고 우리나라 콘텐츠 및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과 통신의 결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케이블은 퇴행하기 보다는 인수합병을 통해 생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규태 호남대 교수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은 글로벌 경쟁 하에 있다”며 “케이블을 어떻게 퇴출하느냐가 아닌 글로벌로 경쟁할 수 있는지 체질개선의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사의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플랫폼 분야에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들이 개발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현재 케이블은 수익성 악화로 홈쇼핑을 빼고 나면 적자에다 외국자본이 들어온 곳은 폐해가 심각하다”면서 “투자해 주지 않는다면 지속가능성이 흔들리게 된다”고 케이블의 현주소를 꼬집었다. 그는 “합병 되면 방송 플랫폼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가 되면서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콘텐츠가 세계화되면 콘텐츠의 유통도 세계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CJ헬로비전의 콘텐츠 공급자로서의 비전을 내다봤다. 그는 “CJ헬로비전이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유통도 했는데 콘텐츠에 집중하면 대형 사업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재호 동아방송대 교수 역시 케이블의 자생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이 교수는 “케이블은 자기의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라며 “시장의 흐름이 모바일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지금 인수합병을 허용하지 않아도 가입자는 서서히 통신 3사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병을 반대하는 교수들은 대기업의 방송사 소유가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이 가진 지역채널을 통해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방송산업은 사회의 여론 형성, 공공성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과는 성격이 다르며 대선·총선 등 선거 국면에서는 큰 영향을 미친다”며 “그런 매체를 대기업이 소유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고 비판했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제주 케이블은 지역의 여론형성을 하며 지상파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며 “향후 인수로 인해 미디어 환경에 변화가 왔을 때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 말했다.

양사의 인수합병 시너지로 꼽히는 글로벌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투자 및 고용 유발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최 교수는 “콘텐츠 경쟁력이야 가질 수 있지만 플랫폼으로 어떻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라며 “미국 넷플릭스와 경쟁할 수 있나”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이어 “케이블과 IPTV(인터넷TV)는 같은 서비스를 하는데 무슨 투자 하겠나”라며 “지금도 양사 투자를 합치면 1년에 1조 하고 있는데 바뀌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김동원 언론연대 정책위원은 “현재도 무수한 협력업체와 하도급으로 비정규직 고용이 일어나고 있다”며 “인수합병 이후 저성과자 해고 등을 통해 줄어들 규모와 새로 생길 일자리 규모를 비교해보면 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2016.02.03 왕해나기자 e2@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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