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정부 도움 받기보다 자비로 항공권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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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 |
(서울=포커스뉴스) 지난해 핀란드에 도착한 이라크 출신 난민 수천 명이 망명 신청을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귀환 이유로 가족 문제와 핀란드 생활에 대한 실망 등을 언급했다.
유럽은 현재 2차대전 이래 최대로 몰려든 난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에만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빈곤과 전쟁을 피해 중동 등지로부터 유럽에 도착했다.
유럽국가들 가운데 독일과 스웨덴이 난민의 대다수를 받아들였지만 스웨덴의 이웃나라 핀란드를 찾은 난민도 2014년 3600명에서 2015년 3만2500명으로 근 10배 늘었다.
지난해 핀란드의 문을 두드린 망명 희망자들 가운데 거의 3분의 2는 이라크 청년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이제 생각을 바꿔 먹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핀란드는 다음 주를 시작으로 전세 항공편을 띄워 이들을 본국으로 수송할 예정이다.
핀란드 관리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망명 신청을 취소한 사람은 약 4100명이다. 이 수는 앞으로 몇 달이 지나면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알사에디 후세인은 헬싱키의 작은 여행사에서 귀국편 항공권을 구입하면서 “내 어린 아들이 아프다.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 여행사를 운영하는 소말리아 태생의 무히아딘 핫산은 이제 매일 바그다드행 항공권을 15~20장 판매하고 있다면서 “지난 몇 달 간 참 바빴다”고 말했다.
귀환하는 난민의 대다수는 이민국 관리들에게 그들이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는 핀란드 생활에 대한 실망을 털어놓았다.
국제이주지구(IOM)의 사업담당관 토비아스 반 드렉은 “일부 사람들은 핀란드의 여건과 오랜 망명 절차, 또는 그들이 돈을 지불한 브로커에게 들은 사실에 실망한다”고 말했다.
여행사 사장 핫산은 “어떤 사람들은 이곳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고 너무 추우며 핀란드에서 환영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많다”고 말했다.
귀국하는 난민의 근 80%는 이라크 사람들이다. 지난해 핀란드로 건너온 시리아인 977명 중 22명, 아프간인 5214명 중 35명만이 귀환 의사를 밝혔다.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 함께 핀란드도 최근 이민 정책을 강화했다. 이를테면 근로연령에 속하는 망명 신청자에게 무보수로 일을 하도록 했다.
대량 이민을 받아들인 경험이 거의 없는데다 현재 경제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핀란드에서 난민에 대한 적대감도 높아졌다.
지난해 11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독일에서도 수는 적지만 귀환을 택하는 이라크 난민들이 생겨나고 있다.
핀란드는 2015년부터 망명 신청을 최대 2만 명 기각하려고 준비해 왔다. 하지만 자발적 귀환자가 속출함에 따라 그 같은 목표치는 크게 낮춰질 가능성이 있다.
핀란드 내무부의 고위 관리 파이비 네르크는 “귀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모든 망명 희망자에게 자발적 귀환과 가능한 재정 지원에 관한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하지만 이라크인 귀환자 대부분이 자비로 항공료를 지불하거나 헬싱키의 이라크 대사관에서 도움을 받는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지난해 핀란드 정부와 IOM은 귀환자 631명에게 재정적 도움을 제공했으며 올해에도 비슷한 수의 수혜자가 예상된다.
관리들은 전세 항공편이 매주 헬싱키에서 바그다드까지 최대 100명의 승객을 수송할 것이며 항공편은 수요가 있는 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독일 함부르크 중앙역에서 한 자원 봉사자가 '핀란드'라고 목적지가 적힌 종이를 들고 난민들의 후속 여행을 안내하고 있다.(Photo by Adam Berry/Getty Images) 2016.02.13 송철복 국제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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