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13> '핫코너'를 가다…경기 성남시 분당구(1)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2-18 06: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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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텃밭'에서 계파경쟁 치열

더민주, 이재명 시장과 선거구획정에 희망

(서울=포커스뉴스) "천당 아래 분당". 여당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를 이르는 말이다.

분당지역은 '분당'이라는 선거구가 생긴 1992년 14대 총선 이후 2011년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가 당선된 분당을 재보궐선거 이외에는 야당의 진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여당에겐 텃밭이요 야당에겐 그야말로 험지 중 험지다.


◆분당갑…새누리 계파경쟁 치열, 더민주 선거구획정에 희망

역대 선거 결과가 말해주듯 분당갑 지역은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종훈 예비후보는 재선에,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 원장과 장석일 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은 여의도 입성에, 장정은(비례) 국회의원은 지역구 의원에 제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 내 계파도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미국 코넬대 노동경제학 박사이자 명지대 교수 출신인 이종훈 예비후보는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을,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인수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캠프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공약을 만드는 데 기여해 원박(원조친박)으로 불렸지만, '국회법 파동' 당시 유승민 의원을 지지하면서 탈박(이탈한 친박)·비박계로 분류된다.

권혁세 예비후보는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했고 8대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로 현재 당 금융개혁위원회 활동도 겸하고 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진박 감별사' 최경환 의원이 다녀가는 등 이른바 '진박계'로 분류되며 대구 출신이라는 것도 당 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의학박사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장석일 예비후보는 당 중앙위원회 보건위생분과위원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에서 신설된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초대원장을 지내는 등 친박계로 알려져 있다. 지난 18대 재보궐선거에서도 분당을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장정은 예비후보는 도의원 3선을 지냈고 지난 대선 당시 여성대통령만들기 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는 등 친박계 중 여성 핵심 의원으로 꼽힌다.

19대 총선에서도 분당갑 출마를 저울질했으며, 작년 8월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게 자리를 물려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분당갑 지역의 최대 변수는 선거구획정이다. 여당색이 강한 일부 지역이 분당을로 편입되면 야당 후보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달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같은 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이 분당갑 지역에서 여당 후보를 앞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게는 선거구획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노 인사이자 문재인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조신 예비후보는 언론인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국정홍보처 정책홍보관리관과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비서실 정책팀장을 맡았다.

노무현재단 운영위원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오는 2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앞두고 있다.

참여연대와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공익변호사로 더욱 잘 알려진 이헌욱 변호사도 '분당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구호와 함께 지난해 12월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재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예비후보는 참여연대와 민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그는 더민주 을지로위원회 정책위원과 가계부책특위 자문위원장도 맡고 있다.


◆분당을…새누리 귀환이냐 수성이냐, 더민주 손학규계 유일 후보

같은 분당이지만 분당을 지역구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여야 합쳐서 3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새누리당은 같은 지역구 전현직 의원 간, 친박 대 친이 간 격돌이 진행되고 있다. 현역 전하진 의원에게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전하진 예비후보는 픽셀시스템·레가시 등을 창업한 기업인으로 벤처기업협회 실리콘밸리 지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아래아한글'로 유명한 한글과컴퓨터를 부도 위기에서 맡아 좋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최경환 의원이 개소식에 모습을 드러내 친박계로 분류되며, 19대 총선에서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로 지역의 젊은 유권자들에게도 지지를 받고 있지만, 사기·음주운전(2회)·근로기준법위반 등 전과가 4차례 있다는 게 흠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과 노동부 장관을 지낸 임태희 예비후보는 화려한 귀환을 노리고 있다. 지역 토박이이자 정치적 기반인 분당을에서 내리 3선을 한 임 예비후보는 여전히 지역 조직이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스스로의 강점을 '분당에 대한 애정' 그리고 '경험과 전문성'으로 꼽을 정도로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에 강하다고 평가 받는다. 다만 친이계로서 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흠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야권에서는 더민주의 김병욱 지역위원장이 유일하게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제2의 손학규, 제2의 분당대첩'을 구호로 삼은 김 예비후보는 2011년 재보궐선거 당시 손학규 대표에게 출마를 양보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을 맡아 보좌하는 등 손학규계로 알려져 본선에서 손학규 전 대표의 지지유세도 이뤄질 전망이다.

그는 국회의원 기득권 포기,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서울대 의대 분당 유치 등공약을 내놨다.

◆야당 강세 '역시', 선거구획정에 '혹시…'

분당은 역시 야당 강세 지역이다.

분당 주민들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각각 박근혜 대통령에게 16만2103표(53.05%),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12만3412표(51.92%)를 줬다.

총선 결과도 마찬가지다. 분당갑은 고흥길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16~18대를 내리 3선한 뒤 19대에서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이 넘겨받았다. 고 전 의원의 경우 득표율도 매번 올라 18대에선 64.73%(4만6396표)를 득표했다.

분당을도 예비후보로 출마한 임태희 전 비서실장이 16~18대를 3선한 뒤 전하진 의원이 다시 당선됐다. 임 전 실장의 18대 총선 득표율은 71.06%(5만2704표)에 이른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 있다. 야권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이재명 성남시장의 존재와 선거구획정이 최종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야권에서는 '제2의 분당대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성남시를 부채도시에서 복지도시로 탈바꿈시킨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분당에서만 12만6334표(53.8%)를 득표해 10만7131표(45.62%)를 득표한 신영수 새누리당 후보를 2만표 가량 앞서며 당선됐다.

비록 수정구(56.36%), 중원구(56.66%)에 비해 득표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분당지역에서 야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칠만한 결과라는 평가다.

또 여당 지지성향이 강한 수내동이 분당을에 편입될 경우 분당갑은 최초의 야당 후보 당선을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지역에 젊은 유권자가 많아진 것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사진 윗줄 왼쪽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갑 지역에 출마한 이종훈, 장정은, 권혁세 새누리당 예비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장석일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조신, 이헌욱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사진출처=각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사진 왼쪽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을 지역에 출마한 임태희, 전하진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사진출처=각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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