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건설사들, 25년 만의 주택불황 속 아파트 판매 안간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2-19 16: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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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포도주·가구에서 현찰 봉투까지 판촉물로 활용

물량 쏟아지는데다 집값 자체가 너무 비싸 판매 부진

(서울=포커스뉴스) 주택 판매가 25년 만에 가장 저조한 홍콩에서 다급해진 건설사들이 새 아파트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구매자에게 아이폰, 포도주, 가구 상품권 선물에서 취득·등록세 대납, 현찰을 넣은 춘절(음력설) 세뱃돈 봉투 “라이시(利是)” 증정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보너스를 제공하고 나섰지만 소비자들은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새 아파트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 보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 아파트 건설사들은 그간 한사코 피해 왔던 최후 판촉 수단, 즉 할인 분양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몰렸다.

대부분의 구매자들이 아파트를 사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1% 하락한 홍콩 집값이 올해 최대 25% 추가 하락하리라는 부동산 분석가들의 전망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홍콩섬에서 가장 번잡한 상업지역들 가운데 하나인완차이(灣仔) 지구에서 미분양 아파트 36채를 판매하려 애를 써 온 시노랜드사(社)는 150만 홍콩달러(약2억3700만 원)짜리 가구 상품권을 판촉물로 내걸었지만 올해 들어 아파트를 한 채도 팔지 못했다.

홍콩의 아파트 건설사들은 집값의 최대 20%에 해당하는 각종 할인 혜택을 구매자에게 제공하면서도 집값 자체를 할인하는 것만은 삼가고 있다. 일단 분양가에 손을 댔다가는 집값이 연쇄적으로 하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분석가들은 아파트 건설사들이 미분양에서 오는 부담을 견디다 못해 결국 할인판매에 나설 것으로 본다.

홍콩의 신축 주택 판매는 1년 전에 비해 70% 하락해 지난 1월 중 450채 판매에 그쳤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중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신축 주택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 집값 하락추세는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주택가격은 2003년의 저점을 기준으로 지난해 9월까지 370% 올랐다. 그러자 당국에서는 은행 대출을 까다롭게 하고 취득세 등을 올리는 한편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택 구입자에게 세금을 높게 물리는 등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한 조처를 내놓았다. 하지만 일단 오른 부동산 가격은 좀체 떨어지지 않는다. 세계 주요 도시들 가운데 주거비용이 높기로 악명 높은 홍콩에서 부동산 업자들은 현재의 아파트 시세가 올해 중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 하락률은 최대 10%에 머물 것으로 본다.

홍콩특별행정구는 크게 홍콩섬, 구룡(九龍)지구, 신계(新界)지구로 이루어진다. 홍콩섬이 서울 강남이라면 구룡은 서울 강북, 신계는 경기북부에 빗댈 수 있다. 홍콩 최대 건설사들 가운데 하나인 청콩실업지산(長江實業地産)이 신계지구의 유엔렁구(元朗區)에서 분양중인 85㎥짜리 37층 아파트 한 채의 최종 판매가격은 구매자에게 최초 분양가의 15.5%에 해당하는 각종 혜택과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나서도 2469만6300홍콩달러(약 39억 원)였다.구룡반도에서 바라본 홍콩섬.(Photo by Lo Ka Fai/China Photos/Getty Images)2016.02.19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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