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행운아' 더민주 113명…현역 28명

조영재 기자 / 기사승인 : 2016-02-20 05: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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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 370명 중 113명 단독 신청…본선 가능성 높아
김부겸·송영길도 단독후보…국회 재입성 성공할까
△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

 

[부자동네타임즈 조영재 기자]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이 있다면 우리나라 태권도·양궁·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을 떠올릴 것이다. 이들이 예선을 치르지 않고 국가대표로 뽑힌다면 지독한 행운아라 할 수 있겠다.

선거판에도 이런 행운아들이 있다.

공직선거는 지역에서 목소리좀 낸다는 수많은 사람들을 따돌리고, 언제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는 전략공천 상대까지 제압해야만 본선 상대와 겨룰 기회가 주어진다.

여야 지지세가 뚜렷하게 구별되는 지역이라면 예선(경선)전이 본선보다 더 치열하다.

이런 예선(경선)전을 건너뛰고 본선으로 직행할 기회를 얻었다면 그야말로 행운아가 아닐까. 이번 20대 총선 경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는 행운아가 113명 탄생했다.

◆예비후보 370명 중 113명 단독 공천 신청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246개 국회의원 선거구 가운데 211개 선거구에 모두 370명이 공천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전체 공천신청자 370명 가운데 복수후보가 공천을 신청 선거구는 98곳, 단수후보는 113곳이다.

이 예비후보 113명은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본선행 티켓을 거머줠 수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1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와 부산이 각 15명, 14명으로 뒤를 이었다.

선거구가 12곳에 불과한 인천은 절반이 넘는 7곳에서, 16개 선거구가 있는 경남지역도 7명의 단수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다.

6명의 경북, 각 5명의 강원·울산, 충북·대구가 각 3명, 광주·전남·대전·충남이 2명씩, 전북이 1명의 지역구 단수후보를 냈다.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의미가 크게 다른 곳도 있다. 대구와 광주가 그곳.

광주는 3선의 강기정 의원 지역구인 북구갑과 국회 입성을 노리는 이민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남구에 단수후보로 등록했다.

더민주는 지역구 현역인 재선의 장병완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한 데 따라 전략공천 성격으로 이 전 위원장을 내세웠다.


전현직 국회의원 2명이 출사표를 낸 대구는 분위기가 다르다.

경기도 군포에서 3선을 지낸 김부겸 전 의원이 자신의 고향인 대구에서 수성갑에 출마해 야권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결과가 말해주듯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판세다. 홍의락 비례대표 의원도 북구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한편 더민주 미등록 선거구는 모두 35곳으로 대구와 경북이 각 9곳, 경남 7곳, 부산 2곳으로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지역이 80%에 육박했다.

강원·충남이 각 2곳, 서울·경기·광주·전남이 각 1곳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세종시를 제외한 광역시도 중 52개 지역구를 가진 경기도에 가장 많은 105명이 공천을 신청했으며, 12개 지역구를 가진 대구에는 3명의 후보가 등록해 대조를 이뤘다.

가장 많은 공천신청자를 배출한 지역은 경기도 용인병 지역으로 모두 8명이 신청했으며 화성을 지역이 7명으로 뒤를 이었다.

◆단독공천 신청 현역의원 28명, 본선직행 가능성 높아

더민주 현역 국회의원 중 28명이 지역구에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했다.

더민주는 19일 20대 총선 지역구 후보자 추천신청 공모 현황을 발표, 모두 28개 지역구 현역의원들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9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7곳을 뒤를 이었다. 인천·대전·충남·전북이 각 2곳, 광주·충북·전남·대구가 각 1곳씩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홍익표(성동구을)·오영식(강북구갑)·우상호(서대문구갑)·노웅래(마포구갑)·이인영(구로구갑)·박영선(구로구을)·김영주(영등포구갑) 의원이, 경기도는 김태년(성남수정구)·김상희(부천소사구)·정성호(양주시동두천시)·전해철(상록구갑)·이언주(광명시을)·부좌현(안산단원구을)·유은혜(고양일산동구)·김현미(고양일산서구)·조정식(시흥시을) 의원이 각각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했다.

인천은 박남춘(남동구갑)·윤관석(남동구을) 의원이, 대전은 박병석(서구갑)·박범계(서구을) 의원, 충남은 박완주(천안시을)·박수현(공주시) 의원이, 전북은 김춘진(고창부안군)·김윤덕(전주완산구갑) 의원, 충북은 오제세(청주흥덕구갑) 의원,전남은 김영록(해남군완도군진도군) 의원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했다.

여당에겐 텃밭이자 야당에겐 험지인 대구지역엔 현역 의원으로서 홍의락 비례대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부겸·송영길 등 눈의 띄는 단독후보들…국회 재입성 성공할까

단독 공천신청자 113명 중 현역의원 28명을 제외한 85명도 대부분 공직경험을 갖춘 예비후보들이다.

이들 중 단연 띄는 후보는 김부겸 전 의원이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3선 국회의원으로 당 최고위원까지 지내며 탄탄대로를 달릴 것 같았던 그가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서겠다면 지난 19대 총선에서 돌연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했다.

득표율 40.4%라는 예상 외의 선전을 보여줬지만 2년 뒤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40.3% 득표에 그쳐 지역적 한계를 드러내는가 싶었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오차범위 바깥으로 따돌리고 여유있게 앞서가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이 당선될 경우 전남 순천시·곡성군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깃발을 달고 당선된 이정현 의원과 더불어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주가가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투표장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최종 변수로 남아 있다.

한때 대권 잠룡으로 평가 받던 국회의원 3선의 송영길 전 인천시장도 정계 복귀를 노리고 있다.

송 전 시장은 지역구 3선을 만들어 준, 자신의 정치적 기반 인천 계양구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정계 복귀가 수월해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같은 당에서 한솥밥을 먹고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현역 최원식 국민의당 수석대변인과 일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송 전 시장이 아직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있어 연수구 등 인천지역의 험지 출마가 예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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