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집값 상승의 ‘보증수표’였던 지하철 개통 호재가 최근에는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버스 등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하고 자가 차량 이용 비중이 높아지면 지하철 개통 효과가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23일 부동산114가 지하철 개통 이후 인근 지역의 1년간 집값과 전셋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과거에 비해 최근 개통한 지하철이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지하철 개통 전후 인근 부동산 시장은 수요가 몰리면서 개통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2000년 8월 지하철 7호선이 개통된 경기 광명시는 1년 후인 2001년 8월까지 집값은 12.81%, 전셋값은 20.38% 급등했다. 이는 경기 지역 평균 집값 상승률(6.37%), 전셋값 상승률(14.69%)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2000년 12월 지하철 6호선이 개통된 서울 마포구 지역도 이후 1년 동안 집값은 9.72%, 전셋값 23.33%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당시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 분위기에 지하철 개통 효과가 더해지면서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최근 들어서는 지하철 개통이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2009년 7월 지하철 9호선 1단계가 개통된 서울 강서구 지역은 이후 1년 동안 집값이 0.88%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의 집값 하락률(-0.39%)에 비해서도 더 큰 하락폭이다.
2011년 10월 신분당선 1단계가 개통된 경기 판교 지역도 이후 1년 동안 집값은 10.77% 하락했고, 전셋값만 13.75% 뛰었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 전체의 집값 하락률(-3.74%), 전세값 상승률(1.62%)과 비교하면 지하철이 개통된 지역이 집값은 더 떨어졌고, 전셋값은 크게 뛴 것이다.
2012년 10월 지하철 7호선 2단계가 개통한 인천 부평구도 1년간 매맷값(-3.38%)과 전셋값(16.72%) 변동률이 인천 전체 집값(-2.74%), 전셋값(14.42%) 변동률과 비교할 때 같은 현상을 보였다.
이들 지하철이 개통되던 당시가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지하철 개통 지역이 주변 광역지자체 지역의 집값 변동률에 비해서도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 등 수도권 내 지하철 구축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지하철 개통에 따른 가격상승 효과가 예전만 못한 게 현실"이라며 "대체 교통 수단의 확대와 주택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개통 효과만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다소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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