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주류가 밀어온 루비오, 재기(再起)하기 어려울 듯
(서울=포커스뉴스) 네바다주의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경선(코커스)에서 23.9% 득표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과 21.4% 지지를 받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을 멀찍이 제치고 45.9%의 득표율을 기록한 도널드 트럼프는 이제 아무도 막을 수 없는 ‘폭주 기관차’가 됐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 본선을 향해 쾌속 질주하는 가운데 트럼프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후보’에서 ‘필연적인 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를 굳혔다. 트럼프가 내리 3승을 기록하고 12개 주에서 동시 경선을 실시하는 오는 1일의 “슈퍼화요일”을 향해 내닫는 가운데, 그간 공화당 주류에서 내심 최종 주자로 기대했던 루비오는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중도하차한 젭 부시 지지표도 루비오에게 기대만큼 돌아오지 않았다.
네바다 경선을 앞두고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과연 어느 정도로 승리할지 궁금해 했다. 트럼프는 전국 단위의 언론 캠페인을 벌여왔기 때문에 지역 단위 지지자를 끌어 모으는 코커스에서 홍보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그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패배한 것은 현지 밀착형 홍보전에 주력한 크루즈에게 조직 면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바다에서는 달랐다. 크루즈보다 2배가 넘는 트럼프의 득표는 공화당 경선 유권자들 사이에서 광범하게 형성된 트럼프 지지세를 증명한다. 트럼프는 승리 소감을 밝히는 연설에서 “우리는 복음주의 기독교도, 청년, 노인, 많이 배운 사람, 적게 배운 사람의 지지로 이겼다. 나는 적게 배운 사람을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그가 히스패닉 가운데 46%를 득표했음을 강조했다.
네바다 코커스는 무소속과 민주당원의 참여가 배제된 폐쇄형 경선이었다. 이것은 트럼프의 이례적인 지지 세력 연합을 감안하면 그에게 장애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공화당원들만의 지지로도 압승했다.
네바다는 루비오에게 흥미로운 시험장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을 네바다에서 보냈고 네바다에 노련한 정치 공작원들을 깔아놓았으며 광범한 현지 기관·단체의 지지를 사전에 확보했다. 여러 모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젭 부시가 무대에서 내려간 만큼 그는 스스로를 트럼프에 맞서는 가장 신뢰할 만한 도전자로 확립할 필요가 있었다. 루비오의 장기 전략은 그와 트럼프 두 사람으로 후보군이 압축될 때까지 버틴다는 것이다.
루비오가 네바다 공화당원에게 던진 메시지는 단순했다. “공화당에서 대통령을 내고 싶다면 나를 중심으로 단결하라”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테드 크루즈로는 본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암시가 담겨 있다. 루비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크루즈를 간신히 이기고 2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네바다에서는 표차를 벌리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네바다에서 루비오는 크루즈를 고작 2.5% 포인트 차로 이겼을 뿐이다.
크루즈는 아이오와 이래 사실상 자유낙하 중이다. 그는 경선 때마다 승리를 장담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그가 이긴 경선은 아이오와가 유일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그는 특히 뼈아픈 패배를 했다. 그의 유일한 진성(眞性) 지지자 집단은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이다. 그런데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복음주의 기독교도 지지도에서도 트럼프에게 6% 포인트 밀렸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북동부 주(뉴햄프셔), 남부 주(사우스캐롤라이나), 서부 주(네바다)에서 이겼다. 이제 트럼프는 공화당 예비 경선에서 고비 풀린 말처럼 혼자 질주하고 있다.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의 사우스포인트 호텔 카지노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22일 트럼프의 등장을 기다리며 환호하고 있다. (Photo by Ethan Miller/Getty Images)2016.02.25 ⓒ게티이미지/멀티비츠 (Photo by Michael Smith/Newsmakers)2016.02.25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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