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죽이지 않고 관리한다?… 혁신적 암 치료법 등장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2-25 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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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 없는 암세포 남겨 악성 암세포와 '경쟁'... 암 전이 막아

저용량 화학요법으로 가능해 부작용 줄일 수 있고 재발률도 낮아

(서울=포커스뉴스) 혁신적인 암 치료법이 개발됐다. 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관리해 암세포와 함께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암세포를 통제 하에 두고 서서히 없애는 것이 암세포를 파괴시키는 기존의 치료법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미국 H 리 모핏 암센터 연구팀(H Lee Moffitt Cancer Center and Research Institute)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같은 치료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치료법은 일명 '적응 요법'(adaptive therapy)으로 암세포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정상 세포 생태계는 서로 경쟁하고 적자생존을 통해 세포가 무제한 증식하는 것을 방지한다. 암세포도 마찬가지로 공격성이 없는 암세포를 살려두고 항암제에 내성 반응을 보이는 암세포와 경쟁하게 해 암이 번지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기존의 치료법은 고용량의 화학요법을 사용하는데, 암은 다양한 종류의 세포의 집합체라 모든 암세포가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고 항암제보다 강력한 암세포는 살아남는다. 여기에 항암제를 투여할수록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항암제 투여를 중단하면 강력해진 암세포가 더 빠르게 증식하는 것이다.

반면 새로운 치료법의 경우 모든 암세포를 죽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용량의 화학요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기존 치료법보다 내성도 약하기 때문에 재발 위험도 적다.

연구진은 유방암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한 쥐는 기존의 암 치료법대로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했다. 그 결과 암세포가 줄어들었지만 항암 치료를 중단하자마자 암이 재발했다. 강한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도 있었다.

반면 다른 쥐는 새로운 치료법인 '적응 요법'을 적용했다. 처음에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한 뒤 항암제 용량을 확 낮췄다. 그 결과 종양이 서서히 통제됐고, 적응 요법을 받은 쥐들 중 대략 60%는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50년간 이어져온 암 치료법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고용량의 화학요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환자에게 가장 큰 이점"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아직 쥐 실험까지 마친 상태지만 임상 시험도 성공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미국 H 리 모핏 암센터 연구팀이 저용량 화학요법으로도 암세포 증식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기존 고용량 화학요법보다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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