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를 ‘프리미엄’과 ‘기본’으로 나눠 요금 차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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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미 |
(서울=포커스뉴스) 미국 대선 주자들이 표를 얻으려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미국 항공사들이 고객을 ‘가진 자’, ‘덜 가진 자’, ‘어느 정도 가진 자’, ‘못 가진 자’로 나눈 데 이어 이제는 ‘전혀 못 가진 자’로까지 세분하기 바쁘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꼬집고 있다.
항공사들은 오랫동안 객실 등급을 1등, 비즈니스, 이코노미로 분류해 왔다. 그런데 이제 이코노미를 더 세부적으로 쪼개고 있다. 먼저 ‘프리미엄 이코노미’ 석이 탄생했다. 이것은 다리를 뻗는 표준적인 공간을 가진 여느 이코노미 좌석, 그리고 오랫동안 이른바 비행기 여행 빠꼼이들의 전유물이었던 비상구석(席)에 추가 요금을 매긴다. 여기에다 이제 이코노미보다 한 단계 낮은 새로운 등급이 등장했다. 항공사에서는 이것을 ‘기본 이코노미’라고 부르며 일부 사람들은 “최후 등급‘이라고 부른다.
기본 이코노미를 가장 먼저 도입한 대형 항공사는 델타다. 이 회사는 지난해 그것을 자사의 5단계 요금제 가운데 하나로 다듬었다. 이제 유나이티드와 아메리칸 항공도 올해 하반기에 기본 이코노미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그렇다면 기본 이코노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여행의 편의를 몇 가지 포기하는 것이다. 기본 이코노미를 선택하는 사람은 좌석을 지정할 권리가 없다. 따라서 동행자와 떨어져 앉을 각오를 해야 한다. 예약 후 24시간이 지나면 좌석의 등급을 올리거나 예약을 변경·취소할 권리도 없다.
항공사의 관점에서 기본 이코노미는 저가 항공사들과 경쟁하기 위한 수단이다.항공사는 승객의 편의를 제한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정 승객에게 좌석 승급(昇級)과 공석대기(空席待期)를 불허하면 행정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승객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좌석을 강제로 지정하면 그 좌석이 공석으로 남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항공사의 고약한 동기를 의심한다. 델타와 그 경쟁사들은 기본 이코노미를 너무 불편하게 만들고 있어 사람들은 표준 이코노미로 “승급”하기 위해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할 판이다. 델타 항공에서 기본 이코노미를 예약하려 하면 컴퓨터 화면에 팝업창이 떠 온갖 불리한 점들을 고지한 다음 “제한들에 동의합니다”라는 조건에 체크하도록 요구한다.
항공사들의 새 요금 등급을 보는 언론의 시각은 곱지 않다. ‘타임’은 그것을 “어떤 저가 항공 옵션보다 더 나쁘다”고 했고, ‘포브스’는 승객들이 “아마 곧 부당하다고 소리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타 트리뷴 오브 미니애폴리스’ 신문의 기자는 “돈을 절약하라고 제의 받는다기보다 좌석을 선택하는 특혜에 대해 내가 돈을 내게끔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Photo by George Frey/Getty Images)2016.02.25 ⓒ게티이미지/멀티비츠 (Photo by Alexander Hassenstein/Getty Images) 2016.02.25 송철복 국제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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