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서 트럼프 앞서는 크루즈의 최종 성적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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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
(서울=포커스뉴스) 지금까지의 경선 과정을 통해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각각 뚜렷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미국 민주·공화 양당은 3월 1일(현지시간) 화요일 12개 주에서 동시에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코커스(당원대회), 주(州) 전당대회를 열어 경선을 이어간다.
미국 대선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프라이머리 등 예비경선은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간헐적으로 실시되는데 3월 1일은 가장 많은 주가 경선에 참여한다고 해서 “슈퍼화요일”로 불린다.
정당별 슈퍼화요일 종합 1위는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차지할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예상되고 있다.
슈퍼화요일의 관전 대상으로 주목되는 주는 단연 텍사스다. 텍사스는 공화당 대의원 155명이 걸린 곳으로 대의원 수에 있어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전국 2위이며 이는 슈퍼화요일 전체 대의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텍사스에 목을 매고 있는 공화당 후보는 텍사스 출신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다. 플로리다 출신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가 오는 15일 플로리다 경선에서 이겨야 하고,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같은 날 오하이오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텍사스는 크루즈가 경선을 이어나가기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트럼프는 슈퍼화요일 전쟁터들 가운데 많은 곳에서 여전히 뚜렷한 선두주자다. 그는 최신 전국 여론조사에서 루비오를 49대 16으로 압도했다. 그렇지만 텍사스에서만큼은 크루즈에게 뒤진다. CBS뉴스·유고브의 최신 텍사스 여론조사에서 크루즈는 42% 지지율로 트럼프에게 11% 포인트 앞섰다.
지난 3월 선거운동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크루즈는 승산이 없는 후보로 간주됐다. 그것은 크게 보아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그가 당내에서 조직적인 지지를 거의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크루즈는, 타협을 모르는 의사진행 방해자로 그를 인식하는 상원의 공화당 동료들에 의해 깔보이고 있다.
지난 한 해에 걸쳐 그는 상당한 선거자금을 모으는 능력을 과시했으며, 나아가 종교적 보수주의자들로 풀뿌리 선거운동 조직을 규합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고 당당히 상위 후보군에 진입했다. 하지만 복음주의 기독교도, 즉 복음주의자 세력이 매우 강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저조한 성적에 그침에 따라 정치 관측통들 사이에서 “오래갈 수 있겠나?”는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만큼 크루즈는 텍사스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고 있다.
크루즈와 루비오는 지난 25일 공화당 후보 토론회에서 루비오와 연합해 트럼프에게 협공을 퍼부었다. 그 뒤 이틀 간 유권자들의 관심은 루비오와 트럼프 간의 상호 비방전에 집중됐다. 두 사람의 그늘에 가려 있던 크루즈는 28일 정신을 추스르고 트럼프 공격에 나섰다. 이때는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미트 롬니가 “폭탄”이 나올지도 모른다며 트럼프에게 소득 신고 내역을 공개하라고 공개 압박한 직후였다.
크루즈는 “도널드의 갱단과의, 마피아와의 사업상 거래에 관한 다수의 언론보도가 있어 왔다”고 NBC 뉴스에 말했다. 그는 “아마도 그의 세금은 그 사업상 거래가 보도돼 왔던 것보다 훨씬 더 광범함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여러 주들을 누빈 트럼프·루비오와 달리 크루즈는 텍사스에 집중해 왔다. 그는 지난주 그렉 애버트 텍사스 주지사의 지지를 획득함으로써 원군을 확보한 상태다.
크루즈는 “트럼프가 낙태에 찬성하고 동성결혼을 옹호하며 사회적으로 진보적인 ‘뉴욕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민주당에 기부한 적이 있다”며 트럼프를 가짜 보수주의자라고 맹공격해 왔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여태까지 복음주의자들로부터 놀랄 만한 지지를 확보해 왔다. 이 부류의 유권자는 텍사스, 조지아, 앨라배마, 아칸소 같은 슈퍼화요일 경선 지역에서 인구 구성상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크루즈가 기대를 걸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는 백인 복음주의자 사이에서 34 대 21로 크루즈를 격파했고, 네바다에서는 41 대 27로 그 격차를 더 벌렸다. 정치 분석가들은 “크루즈가 종교적 보수주의자들로 구성된, 그가 타고난 텃밭이라고 여기는 텍사스와 남부 주들에서 선전(善戰)하지 못한다면 지명전까지 완주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들 주는 아직 경선을 치르지 않은 주들보다 종교적 보수주의의 영향력이 더 세다.
두 번이나 이혼한 뉴욕의 거부 트럼프가 지금까지 복음주의자 집단을 끌고 왔다는 사실은 워싱턴 정치인들에게 환멸을 느낀 보수파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고 있으며, 트럼프는 이들 유권자의 짜증을 활용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 정치 분석가들의 중평(衆評)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로비스트인 리처드 데이비스는 “우리 삶의 이 시점에 그가 우리를 위한 지도자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눈 딱 감고 트럼프를 찍겠다는 일정 수의 복음주의자가 있다”면서 “복음주의자들과 유권자의 다수는 나라에 대해 같은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은 현상(現狀)이 한 마디로 잘 굴러가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 신문에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윈스롭대학의 정치학 교수 스콧 허프몬은 “영향력을 잃어버렸으며 교육수준이 높은 엘리트들에 의해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교육수준이 낮은 백인에게 트럼프가 호소했다며 “그들은 4년마다 이용당하고 나서 무시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지지자와 악수하는 테드 크루즈.(Photo by Ethan Miller/Getty Images)2016.03.01 ⓒ게티이미지/멀티비츠 도널드 트럼프를 태운 비행기가 28일 앨라배마 주 매디슨의 학교 체육관에 집결한 지지자들 위로 날아가고 있다.(Photo by Scott Olson/Getty Images) 2016.03.01토론하는 공화당 대선 주자들. 왼쪽부터 마르코 루비오, 도널드 트럼프, 테드 크루즈.(Photo by Michael Ciaglo-Pool/Getty Images)2016.03.01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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