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미술사의 공백기 채워줄 '잊혀진 거장' 변월룡의 국내 최초 회고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02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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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1954년 북한에 파견돼 러시아 사실주의회화 전수

국립현대미술관, 오는 3일부터 5월8일까지 덕수궁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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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 '변월룡전'은 근대 미술사에서 아주 중요한 맥락을 보여줄 전시다. 특히 한국근대미술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변월룡(Пен Варлен) 1916~1990'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변월룡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근대미술 거장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백년의 신화: 한국근대미술 거장전' 시리즈의 첫 번째로 선보이는 전시다. 국내에서 최초로 열리는 변월룡의 대규모 회고전이기도 하다.

마리 관장은 "한국근대미술사 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미술의 아주 큰 부분을 보여주는 전시"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사실주의 회화가 근대 회화와 근대성에 있어서 어떤 역할과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16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태어난 변월룡은 상트페테르부르크(舊레닌그라드)에서 미술교육을 받고 그곳에서 화가이자 교육자로 일생을 보낸 고려인이다. 그의 삶과 예술은 일제강점, 분단, 전쟁, 이념대립 등 한국 근현대사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혁명, 1, 2차 세계대전, 전체주의, 냉전, 개혁과 개방을 겪은 러시아 근현대사를 관통한다.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변월룡'이라는 작가를 소개하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박혜성 학예연구사는 "변월룡은 1953~1954년 북한에 파견돼 한국미술사에 공백기로 했던 기간을 채워줄 수 있는 작가"라며 "20세기 사실주의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었는지 변월룡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러시아 아카데미즘과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관점을 살펴볼 수 있는 '레닌그라드 파노라마'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초상의 계보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영혼을 담은 초상' △1953~1954년 북한의 풍경과 인물이 담긴 '평양기행' △작가의 개성과 디아스포라의 미묘한 내면세계를 담은 '디아스포라의 풍경'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영혼을 담은 초상' 전시관에서는 변월룡의 유일한 자화상을 볼 수 있다. 비록 미완성 작품이지만 몇 번의 붓질만으로 결정적인 윤곽과 표정이 형성되어 있다. '평양기행' 전시관에서는 북한 배우와 작가, 사학자들의 초상화를 비롯해 판문점에서의 북한 포로 송환 장면, 개성 선죽교, 평양 대동문 등 당시 북한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변월룡의 차남 펜 세르게이 씨와 장녀 펜 올가 씨가 참석해 "아버지의 예술활동과 작품에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사람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레핀 예술아카데미 출신으로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화가로 활동 중이다.

펜 세르게이 씨는 "아버지의 예술활동과 작품에 전시하겠다고 마음을 먹은지 18년 만에 전시를 하게 됐다"면서 "긴 세월동안준비해온 전시인만큼 한국의 각 도시들을 돌면서 순회 전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년의 신화 : 한국근대미술 거장전' 시리즈 첫 번째 전시인 '변월룡(Пен Варлен) 1916~1990'전은 오는 3일부터 5월8일까지 개쵠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5~9월 이중섭전, 10월부터 유영국전을 개최할 예정이다.오는 3일부터 5월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변월룡전'이 열린다.사진은 변월룡 작가의 생전 모습.<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자화상, 1963, 75x60cm, 캔버스에 유채.<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판문점에서의 북한포로 송환(Repatriation of North Koreanprisoners of war atPanmunjeom),1953 ,51x71cm, 캔버스에유채.<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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