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난민정책, ‘회원국별 난민 배분’에서 ‘구호’로 이동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03 09:57:05
  • -
  • +
  • 인쇄
EU, 그리스에 발 묶인 난민 위한 구호자금 긴급 방출

마케도니아 진입 길 막힌 난민들, 국경마을에서 노숙

(서울=포커스뉴스) 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목적지인 독일로 가는 주요 길목인 그리스·마케도니아 국경이 봉쇄됨에 따라 수많은 난민이 그리스에 갇힌 가운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들 난민을 위한 긴급 구호자금으로 7억 유로(약 9300억 원)를 배정키로 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2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발표된 이 구호사업은 여태까지 분쟁 지역에만 적용된 모델이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EU 집행위는 해당 자금을 유엔 난민기구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 기탁하며, EU로부터 자금을 받은 기관들은 비상 천막을 세우고 생필품을 난민에게 지급하는 등 실제 구호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오스트리아와 발칸반도 국가들이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국경통제의 결과 마케도니아와 접한 그리스 국경지역에서 지난 며칠 사이 난민이 국경 철조망 무단 통과를 시도하는 등 난민과 경비 병력 사이에 긴장이 고조됐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2일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경통제 때문에 난민 수천 명이 오도 가도 못한 채 갇혀 있는 그리스·마케도니아 국경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이것이 엄청난 인도주의적 위기로 이어지리라는 것은 예견 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가 현지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돕기 위해 집행위가 인도적 지원계획을 채택했다면서 EU 각국 정부들에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의 속도를 높이라고 촉구했다.


그리스는 지난주 난민들을 수용하자면 인건비, 의약품, 천막, 담요, 기술적 지원 등에 쓸 비용 4억8300만 유로가 긴급히 필요하다는 입장을 EU 집행위에 전달했다.

이와 별도로 유엔 난민기구는 지난달 지중해와 발칸반도에서 인도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데 5억50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돈 가운데 절반은 그리스로 가게 돼 있다. 이 기구의 윌리엄 스핀들러 대변인은 지난달 말 현재 확보한 돈이 1억950만 달러라고 밝혔다.

EU의 인도적 지원 프로그램은 EU 난민정책의 초점이 회원국별 난민 배분에서 구호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EU는 재배정 대상 난민 16만 명 가운데 여태까지 고작 500명만 회원각국에 실제로 재배정했을 뿐이다.

난민 처리와 관련한 또 다른 EU 정책은 난민 수백만 명이 머무르고 있는 터키에 난민을 붙잡아두는 것이다. 이를 위해 EU는 터키에 30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정책도 지금까지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 2월 매일 평균 2000명이 그리스에 도착했다.

EU 지도자들은 오는 7일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를 만나 터키에서 그리스로 건너가는 난민의 수를 최대한 제로에 가깝게 만들고 그리스로부터 터키로 돌아가는 난민을 더 많이 받으라고 압력을 넣을 예정이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 308명이 앞으로 며칠 사이에 그리스로부터 터키로 되돌려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올해 1~2월 터키와 그리스를 거쳐 EU로 들어간 사람은 12만 명이 넘는다.마케도니아와 국경을 접한 그리스 이도메니에 집결한 난민 중 일부가 1일 철조망 너머 마케도니아 군인에게 말을 걸고 있다.(Photo by Dan Kitwood/Getty Images)2016.03.03 ⓒ게티이미지/멀티비츠 그리스 국경마을 이도메니에 급조된 난민 텐트촌에서 1일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Photo by Dan Kitwood/Getty Images)2016.03.03 ⓒ게티이미지/멀티비츠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