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대 알파고 '세기의 바둑대결' D-1…인간 대 기계 승자 누구냐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08 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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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5대 0…인공지능 콧대 꺾겠다"

프로 5단 수준 알파고 "승률은 반반"

(서울=포커스뉴스) 강력한 학습능력으로 무장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세계 최강의 바둑기사 이세돌(33) 9단의 대국이 마침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세기의 바둑 대결'로 불리는 이번 대국은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9~15일까지(11일, 14일 제외) 1일 1회씩 총 5판으로 진행된다.

이 9단은 "바둑 역사에서 중요한 게임이라고 판단, 도전을 받아들였다"면서 "내가 한 판이라도 진다면 알파고가 승리한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이다.

하지만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는 "알파고는 이세돌 9단에게 이길 준비가 끝났다"며 "승률이 몇 퍼센트인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50대 50이라고 말하는 것 뿐"이라고 알파고의 승리를 자신했다.

◆ 인공지능과 인류의 지능 대결, 누가 이길까

바둑계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도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알파고와 대국을 펼친 판후이의 기보를 보면 이세돌 9단과 격차가 많이 난다는 것이 바둑계의 중론이다. 중국 바둑을 대표하는 커제 9단은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이 9단이 이긴다는 데 100%를 걸겠다"며 "짧은 시간에 프로에 입단한 실력으로 정상급 기사를 이기기는 사실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바둑은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넘지 못한 큰 벽이었다.

1997년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당시의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와 대결해 승리를 거두면서 '인간이 컴퓨터에 패했다'는 사실로 전 세계에 충격을 던지기도 했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인공지능은 바둑 앞에서 만큼은 번번이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파치, 젠, 크레이지 스톤 등 수많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역시 학습능력 한계로 실력은 아마 2~6단에 그쳤다.

그도 그럴 것이 바둑은 첫 수를 주고받는 경우의 수만 12만9960가지로, 바둑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10의 170제곱으로 이는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 많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려면 슈퍼컴퓨터로 수십억년이 걸린다.

설사 컴퓨터가 이걸 계산한다고 해도 바둑은 돌을 따낸 빈자리, 패, 끝내기와 같이 복잡한 형세 판단이 필요해 이를 일일이 따져서 프로그래밍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다. 또 전체 판세를 읽는 이른바 감(感)이나 기세도 인공지능이 넘지 못하는 인간의 영역이었다.
앞으로 50년은 바둑 최강자를 이기는 인공지능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알파고는 지금까지 500회 바둑 대국을 펼쳐 499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도 5대 0으로 눌렀다. 연구팀은 알파고에 프로 기사들의 대국 장면 3000만개를 입력한 뒤 알파고 스스로 대국을 진행하며 경험을 쌓도록 했다.

중앙처리장치(CPU) 1202개를 병렬로 연결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수를 두는 것이 최선인지 스스로 계산토록 한 것이다. 또한 판세를 읽을 수 있는 이미지 인식 기술을 도입했고, 불리한 방향이라고 판단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수를 배제하는 등 바둑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를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알파고는 현재 57%의 확률로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바둑의 품계로 치면 프로 5단이란 게 구글 측 설명이다. 바둑 품계로만 보면 알파고가 이 9단의 한 수 아래인 셈이다.

◆ "이세돌, 알파고에 완승할 것"…관전포인트는 인공지능의 진화

결국 변수는 이 9단의 당일 컨디션과 이번 대국의 룰이다. 이 대결은 백을 쥔 기사에게 7집 반 덤을 주는 중국 규칙이 적용된다. 이는 알파고가 중국식 룰을 토대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제한시간은 각각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씩으로, 지난해 10월 알파고와 판후이 2단의 공식 대국 당시 제한시간이 1시간에 30초 초읽기 3회였던 점과 비교하면 딱 2배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제한시간이 길어지면 알파고가 유리하다고 본다. 왜냐면 알파고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줄수록 검색할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둑계는 "인간을 대표한 이 9단이 컴퓨터에 지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중압감을 어떻게 이겨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구글은 알파고를 발전시켜 실생활의 인공지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9단과의 바둑으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알파고의 알고리즘(문제 해결 절차)을 실생활에 활용해 앞으로 기후 모델링, 복합성 질환 분석 등 어렵고 골치 아픈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게 딥마인드 측의 목표다.네이처는 27일(현지시간) 구글 딥마인드의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지난해 10월 5일 유럽 바둑 챔피언 판 후이와 5차례의 대국을 벌여 모두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멀티비츠2016.01.28 채원준 기자2016.02.22 박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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