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 “CJ헬로비전 합병 불발 시 투자 규모 축소될 것”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08 14: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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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전제로 한 투자, 콘텐츠 유통시장 독점할 것”
△ 취재진 질문 답하는 이인찬

(서울=포커스뉴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콘텐츠 투자는 이뤄지겠지만 “투자 규모는 상당히 축소되고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8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이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향후 1년간 총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사장이 언급한 것처럼 이 같은 투자는 CJ헬로비전과의 인수합병이 완료될 경우에만 실현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합병 승인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발표였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날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합병법인은 이를 위해 1500억원을 출자하고 1700억원은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조성된 펀드는 콘텐츠 제작에 2200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스타트업 활성화에 1000억원을 지원한다. 원금회수분과 수익 중 1800억원을 재투자해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 규모를 콘텐츠 산업 생태계에 쏟을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의 투자규모는 정부의 연간 콘텐츠 투자 규모에 4분의 3에 해당할 정도로 많다. 이승호 KTB 네트워크 상무는 “문화부와 미래부 계정에서 콘텐츠 모태 펀드로 올해 결성될 부분이 4000억 원 정도인데 이번에 브로드밴드가 3200억 원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어서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심사 중이어서 이 같은 발표가 ‘명분쌓기용’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사장이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투자가 축소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 부분이 논란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완료 시점을 4월1일로 잡고 있는데 이 같은 발표내용은 마치 승인을 하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근거로 해야만 투자를 실현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투자효율성’이라고 답했다. 이 사장은 “투자 수익으로 얻는 효율성이 가입자 기반이 크면 효율성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케이블 주문형비디오(VOD) 가입자를 포함해서 시장을 형성한다든지 유료 플랫폼 해외 사업자들과 연계한다든지 하는 것이 가입자 기반을 높이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사업부문장도 “HBO는 2500만, 넷플릭스도 3000만 넘어갈 때 콘텐츠 투자를 시작했다”며 “그래야 경쟁자들의 콘텐츠 투자를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펀드 운영 시점이 7월로 정해져 있는데 정부 심사가 늦어지거나 KT직원이 제기한 ‘CJ헬로비전과의 합병 의결 무효 소송’이 길어질 경우 집행 지연 가능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이 사장은 “KT의 소송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고 일축했다.

이날 KT와 LG유플러스는 공동으로 입장자료를 내고 “콘텐츠생태계활성화 내용이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과의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고 공허한 펀드조성 액수만 되풀이 할 뿐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와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또 “SK브로드밴드는 인수합병을 전제로 이를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방송통신에 이어 콘텐츠 유통시장 독점화를 통해 자사 미디어 플랫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날선 입장을 내보였다.(서울=포커스뉴스) 2일 오후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설명회에 참석한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12.02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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