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최선 다했지만 211수 만에 또 '불계패'…1승도 어렵나 (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10 18: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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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충격의 2연패… 알파고 앞으로 1승 남아

'패닉'에 빠진 바둑계…"알파고 약점이 없다"
△ 고민하는 이세돌 9단과 취재진

(서울=포커스뉴스)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뚜렷한 패착없이 당한 충격의 2연패다. 알파고는 이제 1승만 더하면 기계가 넘을 수 없는 인간영역이라던 바둑에서 인간을 초월한다.

10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시작된 이세돌 9단(백)과 알파고(흑)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은 알파고의 변칙수가 계속되면서 치열한 접전이 계속됐다.

첫 대국에선 이 9단이 초반 변칙에 가까운 수를 뒀다면 이와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것. 전날의 비교적 시원시원하게 돌을 놓았던 이 9단은 이날은 훨씬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이 9단은 알파고의 어설픈 초반 수에 전혀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변수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다만 알파고가 우하귀에서 정석을 늘어놓다 갑자기 손을 빼고 상변에 '중국식 포석'을 펼치자 이 9단은 장고 끝에 좌변을 갈라쳐 역시 보기드문 그림을 그렸다.

알파고의 계속 변칙수를 놓자 해설을 맡은 프로기사들도 당황스러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인간이라면 상식적으로 두지 않을 곳에 뒀다”며 “이유를 알파고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SBS 송태곤 9단 역시 "만약 바둑 배우는 학생이 이런 수를 뒀다면 굉장히 혼날 상황"이라며 "변칙으로 가자고 프로그래밍돼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후 중반까지는 초접전 상황이 계속됐다. SBS 중계를 맡은 송태곤 9단은 "지금까지 단 한번의 실수도 없었다"며 "착점이 안정적이고 일단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끝내기 승부에 들어가면서 유리했던 형국이 점점 알파고 쪽으로 기울었다. 이날 현장 공식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알파고가 끝내기에서 1국과는 달리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9단이 끝내기에서 득을 보지 못하고 알파고의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9단은 마지막 1분 초읽기에 몰리며 돌을 던지고 말았다. 이번 패배로 이 9단은 총 5차례 열리는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승리 없이 2패를 떠안았다. 남은 3판을 모두 이겨야 이번 대국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알파고가 이 9단에게 2연승을 거두자 내심 이번 대국을 계기로 바둑 열기를 기대했던 국내 바둑계는 말그대로 패닉에 빠졌다. 전날 이 9단의 패배에도 "이 9단이 실수를 해서 졌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날 보여준 알파고의 포석과 행마, 전투와 끝내기를 접한 프로기사들은 "실수마저 계산된 듯하다"는 반응이다. 이제는 이 9단이 5차례의 대국에서 1승을 거둘 수 있을까 하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김성현 9단은 "우리가 완전히 오판했다"며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한판이라도 따낼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한 판이라도 이기기 위해 도전해야 하는 것 같다"고 자조적인 탄식을 내뱉었으며 송태곤 9단 역시 종반 끝내기 상황에서 “(내가) 알파고를 판단할 수 있는 실력인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다.(서울=포커스뉴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기자실에서 취재진들이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2차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2016.03.10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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