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모르는 이세돌…"이세돌이 졌을뿐, 인간의 패배는 아니다"
박원순 "이 사범의 용기는 인류의 진보로 기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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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수하는 이세돌-데미스 하사비스 |
(서울=포커스뉴스)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역사에 남을 후회 없는 한판. 이세돌은 '인류 대표'라는 심한 압박감과 부담감을 속에서도 중앙처리장치(CPU) 1202개라는, 인간으로 비유하면 1202개의 '뇌'를 가진 알파고를 맞아 대국이 끝날때까지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비록 알파고에게 3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우승을 내줬지만 이 9단의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승부는 전 세계 바둑팬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이날 이 9단은 초반부터 작정한 듯 거칠게 포석을 이어갔다, 알파고 조차도 이전 1,2국과는 다른 패턴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이 9단에 놀란 듯, 상당 시간 장고에 들어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파고보다 40분 먼저 초읽기에 몰린 이 9단은 전세를 뒤집지 못했고 결국 176수 만에 돌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바둑팬들은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끈질기게 빈틈을 노리는 이 9단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창의적 수 두기에 찬사를 보냈다.
현장해설을 맡은 이현욱 8단은 "이세돌 9단이 후반 불리한 상황에서 불꽃 투혼을 보여줘 경이로웠다"며 "실체가 없는, 보이지 않는 상대와 대결하는 게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지 느꼈는데,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 조차 "대국을 보면서 솔직히 저희도 할말을 잃었다"며 "알파고는 초당 수만개에 달하는 확률을 계산하지만 이 9단은 오로지 사고의 힘, 두뇌의 힘으로 모든 대국을 펼치고 있고, 3경기 동안 접전을 벌였다"고 경의를 표했다.
네티즌들도 최선을 다한 이 9단에게 "도전 자체가 승리입니다", "남은 경기도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는 격려를 보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큰짐을 혼자 지워 준 것 같아 미안하다"며 "이세돌 사범의 용기는 인간의 패배로 기억하는 것이 아닌 인류의 진보로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9단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세돌이 패한거지 인간이 패한 것은 아니다"며 "4, 5국도 많이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 9단은 이번 대결에서 최종 패배가 확정됐지만 오는 13일과 15일 남은 4, 5국을 치른다. 알파고를 상대로 새로운 도전을 예고한 것이다.(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3국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세돌 9단(왼쪽),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2016.03.12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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