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양성옥 교수 "문화재청, 우리를 가지고 실험한 것이냐"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15 16: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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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무' 보유자 인정예고됐지만 지정 연기

"책임지지 않는 이번 심사 결론지어야 마땅"
△ 양성옥(태평무).jpg

(서울=포커스뉴스)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 선정을 두고 논란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1일 태평무 부문에 대해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 교수(62)를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하지만 무용계 일각에서는 순수 태평무 전수에 매진해온 다른 신청자들을 제치고, 신무용(서양춤에 전통춤을 접목한 무용)을 선보여온 양 교수를 선정한 것은 문제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양 교수 스스로 태평무 지정 인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히면 이번 논란이 끝난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 측은 14일 포커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는 28일부터 문화재위원회를 재구성하고 5월 즈음에 다시 보유자 후보 심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포커스뉴스가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양 교수를 단독으로 만났다.

"우리가 실험대상자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실험대상자가 되선 안되요. 문화재청은 여기에 대한 답변 있어야죠." 양 교수는 문화재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태평무 보유자 인정 심의가 문화재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도 못한 채 연기된 것에 대해 "문화재청이 (무형문화재 선정에 대해)충분히 검토하고 연구해서 제시한 방법인데 연기를 한 것은 문제다.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 중 수차례에 걸쳐 문화재청 책임론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문화재청 의견을 한쪽으로 몰아가거나 무시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이번 같은 사안이 문화재청의 즉흥적인 판단에서 일어난 것이 아닐꺼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검토하고 연구한 방법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화재청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졌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인정조사대상자)가 '실험대상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가 실험대상자가 되어선 안됩니다. 여기에 대한 답변이 있어야 했어요."

이어 양 교수는 "다른 인정 조사 대상자들과 마찬가지로 심사가 타당하게 나오든 부정하게 나오든 당시 점수결과를 공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통 이런 사건이 나면 전체공개까지는 안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보여줘도 되는 거 아닌가요. 안보여주니까 '점수가 바뀐 거 아니냐'는 등 부정적인 시선이 생기고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거잖아요. 우리(인정조사대상자)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하라는 대로 한 것 뿐인데…."


양 교수는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심사에 공정성이 떨어졌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심사위원들과 관계가 없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제가 문화재위원회에 보유자 심사 지원서를 낸 것이 2014년이었습니다. 그리고 현 문화재위원회가 구성된 것은 2015년이예요. 조사위원회 명단이 발표된 후 지원서를 냈다면 그게 문제일지 모르죠. 하지만 이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관계가 될 수 없지 않나요? 저는 그 사람들과 관계없습니다. 사실 제가 왜 해명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태평무 보유자 심사에 참여했던 국수호(68) 국수호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이 최근 심사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돌아가신 분(고(故) 강선영 선생)이 평가할 수는 없잖아요. 심사위원 자리에 계신 분들은 각자 자신만의 소신 가지고 오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태평무 심사는 승무와 살풀이 등 심사일정 중 가장 마지막에 실시했습니다. 본인(국수호)이 심사에 참여했으면 이 방법에 대해 처음부터 '잘못됐다'라고 말했어야 했습니다."

양 교수는 보유자 선정이 연기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태평무를 전승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비췄다.

"보유자가 되면 좋겠지만 안되도 교육자이자 예술가로서 강선옥 선생님의 태평무를 전승해나갈 생각입니다. 오는 26일 카자흐스탄에서 공연하는데 그때도 태평무를 다시 한 번 선보일 예정입니다."

☞태평무: 왕과 왕비가 나라의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춤을 재연한 것으로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다. 명무 한성준(1874~1941)에 이어 강선영(1925~2016)이 태평무를 전승해왔으며 2013년 명예보유자가 되면서 태평무 보유자 자리는 3년여간 공석이었다.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인 태평무 보유자에 인정 예고된 양성옥(61)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교수의 사진.<사진제공=문화재청>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인 태평무 보유자에 인정 예고된 양성옥(61)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 교수가 태평무를 추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양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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