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고민 깊어진다…‘캐시카우’ SKT 플랫폼 도전 ‘첩첩산중’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16 07: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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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SK컴즈 등 플랫폼 관련 자회사들 실적부진

신규미디어 플랫폼 ‘옥수수’에 고객 불만 팽배
△ 신년사 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울=포커스뉴스) SK텔레콤이 올해 ‘플랫폼 사업자’로 변모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창출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SK텔레콤과 자회사들이 추진했던 플랫폼 사업이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야심차게 내놓은 신규 플랫폼도 기대만큼 가입자를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3대 플랫폼 사업’ 중심으로 한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혁을 선언했다. 특히 미디어 플랫폼에 신경을 쏟아 한국판 넷플릭스, 한국판 하우스오브 카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마케팅부문은 생활가치부문으로 명칭을 바꿨고, 기업솔루션부문은 사물인터넷(IoT)서비스 부문으로 변경했으며 미디어부문을 새로 신설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지는 미지수다. 부진했던 SK텔레콤의 자회사 사업을 모회사가 중점 추진하겠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뒷걸음질 친 상황이다. 업계는 해당 사업이 수익창출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플랫폼 사업이 SK그룹의 캐시카우인 SK텔레콤의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플랫폼 관련 자회사들 실적부진 면치 못해

그동안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을 담당했던 SK텔레콤 자회사들의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컴즈와 SK플래닛은 11번가, T스토어(현재 원스토어), 싸이월드, 호핀 등 다방면의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SK컴즈는 싸이월드·네이트온으로 국내 최초로 PC·온라인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도했지만 모바일 전환이 늦어지면서 4년 연속 영업 손실을 냈다. 1월 SK컴즈가 공시한 잠정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 801억원, 영업손실 89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손실은 19.6% 감소한 148억원이다.

OK캐시백과 시럽, 11번가, T맵 등의 서비스를 보유한 SK플래닛의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2014년 글로벌 커머스시장 진출을 위해 2014년 9월 인수한 미국 커머스업체 샵킥이 많은 적자를 내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1조7916억원, 순손실 751억원을 기록하며 첫 적자를 냈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플래닛의 경우 커머스 단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당분간 부정적인 수치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호핀, Btv 등 미디어플랫폼과 초고속 인터넷을 담당하는 SK브로드밴드의 영업이익은 2012년 679억8400만원(12월31일 기준)에서 2013년 731억6300만원까지 올랐다가 2014년 581억5400만원까지 20% 떨어졌다.


신규미디어 플랫폼 반응 ‘미지근’…기대에 못 미쳐

3대 플랫폼 중에 SK텔레콤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미디어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통해 미디어 플랫폼 강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그 신호탄으로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최근 호핀과 Btv를 통합한 미디어 플랫폼 ‘옥수수’를 출시했다. 기존 Btv모바일과 호핀을 이용했던 고객들은 자동으로 옥수수 고객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옥수수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 형국이다. 이들은 콘텐츠 다운로드 불가, 영상 끊김, 지상파 콘텐츠 제공 연기, 무료 콘텐츠 부족 등을 지적했다. 옥수수보다 기존 플랫폼이 더 낫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옥수수는 Btv 가입자와 호핀의 가입자를 합친 800만여명의 가입자 기반으로 시작했다. 일평균 신규가입자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SK관계자는 “가입자가 기대만큼 많이 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플랫폼으로 제공할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은 이유 때문인데 앞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 출시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핫질(HOTZIL)‘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핫질은 스마트폰 앱 형태로 연예인, 인기 BJ(Broadcasting Jockey, 방송진행자), 모바일 동영상 사업자 등 다양한 전문 콘텐츠 생산자에게 채널을 제공하고, 고객은 개인별 관심사에 따라 선호 채널을 시청하는 플랫폼이다. 어플리케이션(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 기준으로 50만 다운로드, 동영상 서비스 앱 랭킹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도다.

SK텔레콤은 기반이 약한 미디어 사업을 단기간에 성장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한 후 CJ E&M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는 하나, 하우스오브카드와 같은 자체 흥행작이나 여러 편을 한 번에 선보이는 파격이 없다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시너지가 없다면 단순히 CJ헬로비전의 가입자를 흡수한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SK관계자는 “플랫폼이라는 것이 원래 단기간에 성적을 내기는 힘든 사업”이라며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최근 혼외로 아이를 둔 사실을 고백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16.01.04 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일 오후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설명회에 참석한 이형희 MNO총괄이 인수합병 취지 및 기대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2015.12.02 양지웅 기자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을 담당하는 SK브로드밴드가 신규 서비스 '옥수수'를 내놨다.<사진제공=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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