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 파견 의사 "정부가 입 다물 것 요구"
(서울=포커스뉴스) 호주 곳곳에서 난민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호주 ABC 뉴스 등에 따르면 20일(이하 현지시간) 시드니 벨모어 공원, 멜버른, 캔버라 등 곳곳에서 '난민 환영(Welcome Refugee)' 시위가 벌어졌다. 주최 추산 5만명 이상이 지역별로 시위를 벌였다고 호주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이들은 정부에 나우루섬과 파푸아뉴기니의 마누스섬에 있는 난민 270명을 데려와 의료 지원을 해주고, 호주 내에 머물게 할 것을 촉구했다.
호주 정부는 국경 근처의 섬나라에 난민 강제 수용소를 짓고 이들 정부에 난민을 떠넘겨 왔다. 지난달 호주 고등법원이 나우루섬 시설 운영이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민간에서는 정부가 이들 난민을 데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위대는 호주 정부가 난민 신청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주 인권법센터의 다니엘 웹 씨는 "말콤 턴불 총리가 동정심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지사들이 늘고 있다"며 "100곳이 넘는 교회들도 문을 열고 추방당한 사람들에게 쉴 곳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도심 속을 행진하며 "더 크고 분명하게 외쳐라, 이곳에서는 난민을 환영한다"고 외쳤다. 한 시위 행렬 가운데에는 철장에 갇힌 마네킹이 구금당한 난민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의사 데이비드 아이삭스는 "정부가 나를 지난 2014년 나우루 섬으로 파견해 아픈 아이들을 치료하게 했다"며 "그 곳의 광경은 끔찍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것은 인권이 아니라 인간 품위의 문제"라며 "만약 여러분이 생명의 위협과 탄압을 피해 멀리 도망쳤다면 어떻게 대우받기를 바라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자신을 국경수비법(Border Force Act)에 의해 구금하겠다고 협박하며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호주 교회 지도자들도 이날 시위 행렬에 참여해 어린이들을 구금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호주 멜버른의 한 거리에서 지난 9월12일 시민들이 난민 환영 시위를 벌이고는 가운데 한 여성이 "인종 차별을 당장 멈춰라(Stop Racism Now)"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Photo by Luis Ascui/Getty Images)2016.03.20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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