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공관위 결론 없으면 '결단'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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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총선 공천 면접 마친 유승민 |
(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공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유승민 의원이 시간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아 눈앞이 깜깜한 유 의원에게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23일 밤 11시59분, 최종 데드라인을 앞둔 유 의원은 내일 밤까지 치열하고 힘겨운 고민을 이어갈 예정이다.
4‧13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유 의원은 7일째 대구 모처에서 칩거 중이다. 공천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당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가 유 의원 지역구(대구 동을)에 대한 결론을 서로에게 '핑퐁' 떠넘기며 무책임하게 시간만 끌고 있기 때문.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는 사실상 유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고위와 공관위 모두 수도권 역풍 등 후폭풍을 우려해 먼저 나서 총대를 메지 않을 뿐 내부적으로 유 의원에게 공천을 줄 수 없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공관위원 중 한 명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21일 "(유 의원 지역구는) 폭탄인데. 폭탄을 잘 다뤄야지. 터지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고위와 공관위가 서로 눈치만 보며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유 의원 지역구를 '폭탄'에 비유한 것.
이런 상황에서 유 의원은 단순한 폭탄이 아닌 당이 터질 시각을 정해준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선거 일정이 촉박해질수록 유승민 의원은 점점 코너로 몰리게 된다. 최고위와 공관위가 23일까지 동구 을의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유 의원이 스스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
22일 저녁 9시로 예정된 최고위에서 이 지역구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 이대로라면 새누리당이 대구 동을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 것으로 알려진 유 의원의 고민은 이 지점에서 깊어진다. 현행 선거법상 후보자등록이 시작되는 24일 후로는 당적을 옮길 수 없기 때문. 즉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자 한다면 23일 밤 11시59분까지는 탈당을 해야 한다.
그나마 그 전에 공천 탈락이 확실시 된다면 '타의에 의한 탈당'이란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최고위와 공관위가 지금처럼 시간만 끌 경우 유 의원이 직접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여당의 '텃밭'에서 자의로 탈당을 선택한다는 건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부담을 안고 가더라도 결정을 피할 순 없다. 당의 결정만 기다리다 24일을 넘겨버리면 아예 출마를 못한다.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 당적 변경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시한폭탄' 유승민 의원의 시계는 지금도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다.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20대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에 대구 동구을에 신청한 유승민 의원이 면접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3.22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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