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심각한 인도에서 폭리 취하는 ‘물 마피아’ 설쳐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23 15: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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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700만 델리에서 물 부족 현상 계속돼

식수 모자라자 개인 우물 파서 물 장사 성행

(서울=포커스뉴스) 인도 수도 뉴델리를 품은 델리 직할시 외곽의 드넓은 무허가 주거지 상감 비하르의 골목길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물차가 들어와 멎으면 공짜 물을 받으려 기다리고 있던 주민들이 일제히 플라스틱 호스를 물차에 연결해 물을 받는다. 그때 오토바이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와 땅 바닥의 호스 위로 지나가고 그와 동시에 호스가 터져 물이 허공으로 솟구친다. 별안간 낭패를 당한 주민 맘타 데비는 “보름 만에 한 번 오는 물차에서 물을 받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이것은 델리의 열악한 상수도 사정을 전하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최근 기사에서 소개하는 인도 ‘물 마피아’의 행패다. 물 마피아는 식수가 부족한 델리 일대에서 사설(私設) 우물물을 팔아 폭리를 취하는 물장수다.

델리의 열악한 물 사정은 인도 전역의 물 부족 현상의 축소판일 뿐이다. 지구촌 물 문제를 연구하는 국제적인 비영리기관 ‘워터에이드’가 22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안전한 물에 접근하지 못하는 주민이 7600만 명으로 세계 최대인 물 부족 국가다. 델리의 물 사정에 관한 2013년의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델리는 주민 1700만 명에게 하루 필요한 것보다 7억5000만 리터 적게 물을 공급했다.

상감 비하르에서 약삭빠른 장사꾼들은 이런 물 부족에 착안해 불법으로 우물을 파거나 정부가 공급하는 물을 중간에 가로채 높은 가격에 재판매한다.

지난해 선거에서 델리 집권당이 된 아암아드미당은 모든 주민에게 공짜 물을 제공하고 모든 주거지에 수도를 놓으며 물 마피아를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상감 비하르 출신의 델리 시의원 디네시 모하니아는 물 마피아를 가리켜 “참으로 부도덕하다”고 인디펜던트에 말했다. 그는 “독립한지 65년이 지났는데도인도 수도에서조차 우리는 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지 못한다”며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델리 수도국의 물차가 이제 그의 지역구를 누비고 있으며 불법으로 판 우물들은 회수되어 주민 통제 하에 놓였고 새로 연장된 수도를 상감 비하르 주민 70%가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물장수에게서 물을 구입해 용수를 보충하고 있으며 일부 물장수는 건드릴 수 없어 보인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랄리타 야다브가 사는 동네에는 물차가 귀하다. 그녀 집안은 한 달에 15만원을 버는데 그 가운데 3만3000원을 민간 우물에서 물을 사는 데 쓴다면서 “그 돈이면 우리 아이들을 더 나은 학교에 보낼 수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우리가 불평하면 그 사람들은 우리 집 물을 끊어버린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단지 장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지의 물장수 옴 파라카시는 100가구에 물을 팔고 있지만 한 달에 물 값으로 보잘 것 없는 800~1600원을 받을 뿐이라며 “나는 그것을 공익사업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물들마저도 말라가고 있거나 오염된 상태여서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것이 문제다.

델리는 인도 북부의 야무나·갠지스·수틀레지 세 강(江)을 수원(水源)으로 삼는데 오랫동안 치수(治水)를 잘못한 데다 델리 인구가 크게 불어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린다. 수도가 연결된 가구들조차 하루 몇 시간 제한 급수를 받는 실정이다.

델리의 취약한 물 사정을 잘 보여준 것이 이웃 하리아나주(州)에서 중요한 운하를 막는 바람에 델리 주민 수백 만 명이 물 없이 지내다 들고일어난 지난달의 폭동이다. 디네시 모하니아는 델리수도국이 수자원 보호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수도관을 공급할 수 있고 수도망을 창설할 수 있지만 물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Photo by Daniel Berehulak/Getty Images)2016.03.23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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