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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배우 진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한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4년 전, 드라마 종영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진구는 노트를 펼치고 인터뷰어(인터뷰 하는 사람)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정성껏 메모했다고 했다. 수첩을 꺼내 인터뷰 내용을 적는 진구의 열정은 인터뷰어를 능가했을 정도였단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진구에게 과거 일화를 꺼냈다. 빈 책상을 보고 "초심을 잃은 게 아니냐"고 농담하자 진구는 자리에서 급하게 펜과 종이를 찾았다. 그러면서 "초심이라 말하기 부끄럽다. 중심이라고 해 달라"고 크게 웃었다.
메모의 이유는 '안면인식장애'였다. 단 한 번의 인터뷰지만, 꼼꼼하게 기록해서 기억하고 싶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제가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요. 메모하게 된 이유도 그거에요. 연차가 쌓이고 작품에서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데, 매체도 많아지니까 기억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수첩을 마련한 거죠."
진구는 상처를 받을까 봐 기사나 댓글을 찾아보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인터뷰 역시 말실수를 대비해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단다. "혹시나 인터뷰 도중 말실수를 할 수도 있으니까 적어놓고 다음에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집에 가면 수첩이 2권이 있어요. 오늘은 못 갖고 왔네요.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웃음)."
요새 진구의 인기는 그야말로 '돌풍'에 가깝다. 진구는 현재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선임상사 '서대영'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육사 출신 군의관 윤명주(김지원 분) 중위와 '구원커플'로 사랑받고 있다. '인생 2막', '진구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이 쏟아진다.
그럼에도 진구는 흔들림이 없다. 진구는 데뷔 후 첫 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 아역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일주일에 광고 3개를 연달아 찍고, 팬 카페가 40개나 생겨나는 '반짝 인기'를 맛봤다. 하지만 그 인기는 얼마 가지 못했단다. 인기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지금의 길을 걷고 싶은 것"이 그의 목표다.
"늘 생각을 많이 해요. 연기자라는 직업이 나한테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크죠. 아마 이 생각은 죽기 전까지 할 것 같아요. 너무나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물의로 대중에게 외면받는다면 사실 자신이 없거든요. '태양의 후예'가 잘 되서가 아니에요. 시청률이 낮든 영화가 흥행이 잘 안되든 간에 팬이 있으니 개봉을 하는 거로 생각하니까요. 쉼 없이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천천히 잘하고 싶어요."
진구는 인터뷰 내내 "배우라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매일, 잠든 순간을 제외하고 다 좋다"는 설명이다. 이유는 후배들에게 있었다. 후배들을 자신을 보는 한끝까지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금 나는 성인 연기자이긴 하지만, 딱 중간 정도라 생각해요. 선배들도 있지만, 후배들도 많이 생겼죠. 가끔 '나 때문에 연기하게 됐다'는 후배들도 만나면 책임감이 무거워져요. 후배들을 보면서 초심을 되새기죠.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고요. 예전보다 배부르고 따뜻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더라도 후배들이 있는 한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해요."배우 진구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 중 직접 작성한 메모. 기자의 이름과 함께 핵심 단어들을 메모했다. 진구는 현재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 중이다. 한지명 기자. star5425@focus.co.kr <사진출처=진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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