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재판…故성완종 "윤승모에 2011년 1억원 줬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01 11: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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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압수수색 후 '32억원 비자금 대책회의' 당시 육성 공개

변호인 측 "발음 부정확…2012년 아니냐" 문제 제기

재판장, 3회 반복 청취 끝에 "2011년 확실"…장내 웃음
△ 홍준표 경남도지사,

(서울=포커스뉴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62) 경남도지사의 재판에서 성 전 회장이 윤승모(53) 전 부사장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육성녹음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1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한장섭(51) 전 부사장이 녹취한 이른바 ‘32억원 비자금 대책회의’ 당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는 성 전 회장의 생존 당시 육성이 담긴 유일한 녹음파일이다.

한 전 부사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직후인 지난해 3월말 성 전 회장, 이용기(45) 전 홍보부장 등이 참여한 이른바 ‘비자금 출처 소명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열린 4차 공판에서 이 전 홍보부장도 역시 인정한 내용이다.

성 전 회장의 발언은 32억원의 횡령자금 출처를 논의하던 중 나왔다.

처음에는 비자금 액수가 과하다는 취지로 따져묻던 성 전 회장은 한 전 부사장이 윤 전 부사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하자 “윤승모에게 2011년 1억 줬는데”라고 말한다.

이를 두고 변호인 측은 “발음이 부정확하다”면서 “2012년이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따라 녹음파일을 3번이나 반복 청취한 끝에 현용선 재판장이 “(2011년으로) 확실히 들린다”고 말해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한 전 부사장은 윤 전 부사장에게 언제 돈을 건넸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라며 “이후 검찰조사를 받으며 윤 전 부사장에게 돈을 준 시기가 여러차례 변경됐다”고 맞섰다.

이어 “객관적인 자료에 비춰 검찰이 말한 시기가 맞는지 충분히 따져볼만한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녹취파일은 지난 기일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상무 신문과정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당시 박 전 상무는 “3월 29일 32억원 비자금 소명과 관련한 회의내용은 한 전 부사장이 녹음해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 전 상무가 언급한 녹취파일이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파일인 것이다.

당시 박 전 상무는 녹취시기가 지난해 3월 29일이라고 진술했지만 확인 결과 녹취파일은 지난해 3월 30일 당시를 녹음한 것이었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윤 전 부사장으로부터 쇼핑백에 담긴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5월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4월 자원외교 비리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했다.

당시 사망한 성 전 회장의 주머니에서는 홍 지사를 비롯해 김기춘(76)·허태열(70)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권 핵심 실세 8명의 이름과 불법 정치자금으로 보이는 액수의 숫자가 적힌 메모지가 발견됐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인물 중 홍 경남지사와 이완구(65) 전 총리를 불구속기소하고 나머지 6명은 불기소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 등을 선고받았다.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62) 경남도지사가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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