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도 온라인으로…총선후보 자녀들은 'SNS 효도' 중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06 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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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블로그 등에 "우리 아빠는 이런 사람"

감동·재미·호소…콘셉트도 '각양각색'

(서울=포커스뉴스)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인지도 없던 한 신인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중에 전국구 청년들의 스타가 됐다. 후보의 딸 박효도(가명)씨 때문이었다.

박씨는 트위터에 'SNS로 효도라는 것을 해보자'는 계정을 만들고 자신의 아버지가 "오로지 머리가 크고 못생겨서 유명해지지 못했다" 등 우스꽝스러운 특징을 담은 글과 그림을 올려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공약검증, 야권단일화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한 끝에 박씨의 아버지는 막강한 상대를 꺾고 당선됐다.

이번 4·13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수원정)이 그 주인공이다.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운동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부모를 알리기 위해 'SNS 효도'에 나선 자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후보자들이 블로그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일 ○시 ○○에서 선거유세를 했다'는 식의 딱딱한 게시글이어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선거캠프 직원들이 알 리 없는 부모의 특징을 끄집어내 유권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박종희 새누리당 후보(경기 수원갑)의 큰딸 하영(24)씨는 박 후보와 선거운동을 함께 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일기를 게재하고 있다.

하영씨는 박 후보 선거유세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담담하게 적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유세 중) 다리가 불편하신 할머니가 횡단보도 중간을 지날 때 빨간 불로 바뀌어 위험한 상황이 됐지만 아빠가 뛰어가 끝까지 모셔다 드렸다"며 "저희 아빠가 겉모습은 조금 무뚝뚝해 보여도 정말 자상하신 분"이라는 소감문을 올렸다.

새누리당 정책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영씨는 "우리나라에 반려동물과 사는 가구가 22%가 넘는다. 이제는 정부나 정당도 반려동물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의 반려동물 관련 공약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딸의 꾸준한 응원에 감동한 박 후보는 "우리 딸, 정말 착하고 고맙습니다. 혹시 저희 큰딸 보시면 많이 응원해 주세요"라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후보(서울 강서갑)의 아들 중혁(22)씨는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

중혁씨는 금 후보를 '태스비(태섭이)'로 지칭하면서 대중과 친근하게 소통하고자 재치있는 사진과 동영상을 만든다.

금 후보가 화장실에서 밝은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을 몰래 찍어 올리는 등 일상에서의 금 후보 모습을 주로 공개하는 식이다.

특이하게도 중혁씨는 다른 후보의 자녀들과 달리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말 탈을 쓴 채로만 카메라 앞에 선다.

가면을 벗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는 "(자신의 외모가) 완벽에 가깝기 때문"이라며 "때가 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권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도 역시 홍보전략인 셈이다.

이밖에도 정준길새누리당 후보(서울 광진을)의 딸 유민양과 황창화 더민주 후보(서울 노원병)의 딸 수민씨가 온라인에 아버지를 응원하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기동민 더민주 후보(서울 성북을)의 아들 대명씨도 플래카드를 들고 찍은 사진으로 수차례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녀들의 SNS 활동으로 인해 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왜곡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SNS를 통해 이뤄지는 선거운동은 지역구에 한정되기보다 다수 여론에게 도달하게 된다"며 SNS 파급력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 후보자 자녀들의 SNS 선거 지원활동을 접하는 이들은 SNS를 많이 이용하는 20~30대 청년들이 대부분이다.

자녀들이 부모를 바라보는 시점을 주로 접하다 보면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양날의 검이다. 김 교수는 "SNS에 후보자들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다보면 경직된 선거 분위기가 풀어지면서 참여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이 (이색 SNS 선거활동을) 단순히 오락으로만 보는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후보자의 공약 등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새누리당 박종희 후보(경기 수원갑)의 큰딸 하영(24)씨.<사진제공=박하영씨 페이스북>더불어민주당 금태섭 후보(서울 강서갑)의 아들 중혁(22)씨가 말 탈을 쓰고 선거지원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사진제공=금태섭 후보 페이스북>더불어민주당 기동민 후보(성북구을)의 아들 대명씨가 플래카드를 들고 아버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사진제공=기동민 후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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