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한국캐피탈 유증에 참여…지원부담 지속
(서울=포커스뉴스) 코스닥 상장회사인 한국캐피탈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다. 과거 매각에 실패한 후 주력 금융계열사로 육성하겠다던 대주주 군인공제회는 한국캐피탈을 통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계속 지원부담만 안고 있는 실정이다.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의 장기 신용등급은 'A', 단기 신용등급은 'A2'로 분류돼 있다. 장기 신용등급 기준으로 지난 2011년 이후 두 단계 오른 수준이지만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로부터 '부정적'인 등급 전망을 부여받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미 지난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업황 부진도 작용했으나 연체율이 높고 자산부실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됐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캐피탈의 연체율은 4.5%에 달했다. 이는 NICE신평이 유효신용등급을 보유한 22개 캐피탈사의 평균인 2.0%를 크게 넘는 수준이다. 연체자산에 대한 충당금 커버리지도 74.1%로 업계 평균인 130.6%를 밑돌고 있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8.1%로 전년대비 1.3%p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 단기 위주의 자금조달도 리스크로 꼽힌다. 총차입부채 중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74.2%로 평균 42.7%를 웃돌았다.
공작기계, 건설장비 등 산업기계기구 위주의 할부·리스사업을 하는 한국캐피탈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160억원의 영업이익에 121억원의 조정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등 전년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재무안정성은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향후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리스영업의 주요 고객인 영세 중소형 업체들이 최근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재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기업대출 부문의 경우도 신용 위험이 커졌다.
더군다나 2010년 말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인적분할해 설립한 HK자산관리는 2년 연속 순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캐피탈은 HK자산관리에 422억원을 대여하고 있는데 이는 HK자산관리의 차입금의 7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캐피탈에는 해당 대여금이 정상여신으로 분류돼 있으나 HK자산관리의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신평사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캐피탈의 지분 79.6%를 보유한 군인공제회는 재무적 지원만 이어가야 한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에도 한국캐피탈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신주 발행(유상증자)에 참여해 250억원을 썼다. 단기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1989년에 중부리스로 설립된 한국캐피탈을 2001년에 인수한 군인공제회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캐피탈 매각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당시 금융 주력계열사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으로 선회한 후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려 경영진단을 내린고 8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에서 보듯 한국캐피탈은 큰 반등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인공제회의 임기응변식 대응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크레디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캐피탈사의 영업환경이 좋지 못한데 약간씩의 자금수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자체적인 사업 다각화와 함께 대주주의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군인공제회 입장에서는 재매각도 어려울 것"이라며 "M&A를 통한 대형화와 다각화를 추진해 사업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한국캐피탈 기업 로고.<출처=한국캐피탈 홈페이지><출처=NICE신평>군인공제회 기업 로고.<출처=군인공제회 홈페이지>한국캐피탈의 최근 5년간 주가 추이.<출처=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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