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외친 안철수,호남 승리로 '탄력'
'지역주의' 타파 김부겸, TK 기반 野 대선주자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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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20대 총선 결과 야권이 대승을 거뒀지만 주요 대선주자들은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100석도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예상 밖의 선전을 거뒀고 국민의당은 다소 상향된 목표라고 비아냥거림을 들었지만 40석 언저리를 확보하면서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야권의 전반적인 승리 평가에도 불구, 대선주자들의 명암은 엇갈리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매번 1위를 달리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이번 선거 결과는 뼈아프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의 벽에 가로막히게 됐기 때문이다. 총선 국면에서 당 지도부의 우려에도 불구, 두 차례나 호남을 찾아 무릎까지 꿇었고 과거 총·대선 패배 등을 사과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광주에서 더민주가 전패했기 때문이다.
광주뿐 아니라 전남권에선 국민의당 후보들에게 더민주 후보들이 속속 무릎을 꿇었고 전북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전남·전북권에선 자당 소속 후보들이 각각 1곳씩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패하는 결과도 만들어졌다.
야권에서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선 호남민심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더민주의 승리에도 불구, 문 전 대표는 호남권에서 대선주자로 인정을 받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광주를 방문했을 때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호남 지지 없이는 정치 은퇴하고 내년 대선 불출마하겠다"는 이 말은 앞으로 두고두고 문 전 대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더민주가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 완패를 했기에 문 전 대표 입장에선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게 됐다.
김종인 대표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은퇴를 하겠다고 했다'는 질문에 "광주 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 있어서 (회복하기에는) 한참의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더민주가 예상 외 대승을 거뒀지만 문 전 대표에게는 패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 전 대표의 대선 기상도가 '흐림'이라고 봤을 때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맑음'이다. 국민의당이 당초 20대 총선 목표로 40석을 내세웠을 때 정치권에선 '사표(死票)' 방지를 위해 다소 상향된 의석수를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대략적으로 30석에서 35석 사이를 국민의당이 확보할 의석으로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선 안 대표가 출마한 노원병 지역구만 안정권으로 봤고 수도권의 다른 지역에선 모두 패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이 같은 상황에 진보진영에선 안 대표 측을 향해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 더민주 측에선 끊임없이 안 대표 측을 향해 공세를 가했고 심지어 "국민의당을 찍으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는다"고도 했다. 그렇지만 안 대표는 후보 단일화를 거부했고 되레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담아내겠다"며 계속 전진했는데 결국 더민주가 제1당이 됐다. 새누리당의 표를 빼앗겠다는 안 대표의 발언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동시에 '야권의 심장'인 호남에서 더민주를 압도해낸 결과도 냈다.
결과적으로 야권의 심장인 호남이 차기 대선주자로 안 대표의 손을 들어줬기에 대선 국면에서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
그간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지 않다가 20대 총선을 통해 야권의 대선주자로 우뚝 선 인사가 있다. 바로 대구에서 더민주 깃발로 승리를 이끌어 낸 김부겸 당선자다.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하다 지난 19대 총선을 통해 대구로 내려온 김 당선자는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했지만 대한민국에 고착화된 지역주의를 깨기 위한 대표주자로 떠올랐고 3번째 도전 끝에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4선 고지에 올랐는데 더민주내 강력한 대선주자였던 문 전 대표가 위기에 처한 것과 맞물려 강력한 대선주자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차기 대선주자로 꾸준히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있지만 시장직 임기가 남아있기에 제약이 있는 상태다.
김 당선자가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지난 2002년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PK(부산·경남)와 호남의 결합처럼 TK와 호남의 결합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당선자는 과거 한나라당에서 활동한 바 있기에 중도·보수층에도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간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당내 역학관계상 20대 총선을 계기로 강화될 여지도 충분하다.
'총선 끝, 대선 시작'인 대권주자들에게 20대 총선 결과는 출발선의 차이를 준다. 어떤 이들에게는 저 앞선 지점에서 출발을, 어떤 사람들의 출발선은 한참 뒤로 멀어졌다.20대 총선 결과 야권의 대선주자 명암이 엇갈렸다. <사진출처=포커스뉴스>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부산시 사상구 가야대로 주례럭키아파트 앞에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사상 후보 지원유세를 마친 뒤,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2016.04.11 박철중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1동 제7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4.13 오장환 기자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를 통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후보가 김문수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후보를 제치고 당선이 예측된 13일 오후 대구 수성구 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김부겸 후보가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16.04.13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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