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이익 기여분도 크지 않을 전망
![]() |
△ 여의도 증권가 |
[부자동네타임즈 이현재 기자] 현대증권을 인수한 KB금융이 무리한 가격을 써낸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KB금융 이사회가 주주가치 제고와 무관한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KB금융은 대주주가 없는 금융사로 모든 권한을 이사회가 결정하는데 이사회가 과연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했느냐는 것. 주주들 사이에서도 무리한 투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금융, 비싸게 샀나…자금력은 충분
현대증권의 지난해말 장부가치는 7450억원이다. KB금융의 현대증권 지분 인수 금액은 약 1조2500억원이다. 이는 장부가 대비 1.68배 수준으로 상당히 고가라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 이상의 무엇이 얹어졌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에 매각될때 장부가 대비 1.3배에 지분 43%가 넘겨진 것과 비교하면 논란의 여지는 크다. NH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사들일때도 약 0.7배 수준이었다.
자금력에 있어선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올해 KB금융의 예상 순이익은 1조6000억원이고 현재 부채비율이 7.4%인 KB금융의 조달능력은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증권업계와 KB금융 측은 비싸게 산게 아니라고 말한다.
먼저 KB금융이 현대증권의 자사주 7.06% 등 잔여지분을 보다 낮은 시가에서 추가 취득하면 평균 매입 단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새 주인을 찾은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대형증권사라는 점도 충분한 가치를 갖게 한다는 것.
윤종규 회장도 "현대증권과 KB금융은 소매금융에 강하다"며 "주식발행과 채권발행에 강점이 있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KB금융+현대증권, 영업이익 기여분은 '미미'
현대증권에 대한 실사가 오는 14일부터 이뤄진다. 현대증권은 저축은행 자회사 등의 부실처리가 상당히 해결됐지만 부동산 익스포져(위험 노출액)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정길원 KDB증권 연구원은 "다른 대형증권사들이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자산관리 등 변화를 거두고 있지만, 현대증권은 여전히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구조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의 올해 순이익 예상치는 2000억원 규모로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6% 수준이다. 현대증권의 지분을 고려한 산술적 이익기여분은 500억원 내외로 예상돼 KB금융의 전체 순이익 대비 비중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커진 몸집도 추후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통합증권사 자본은 3조9000억원으로 업계 3위로 급등한다. 통합 지점수도 112개로 2909명의 직원수를 거느리게 된다. 이는 자본규모면에서 앞서는 NH투자증권(4조6044억원)의 83개보다 많은 지점을 보유하게 된다.
올해부터 도입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금융권의 성과연봉제와 이에 따른 인력구조조정에 있어 KB금융의 직원 생산성, 지점수 등이 문제로 지적될 경우 구조조정 목소리가 내외부에서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지난해 1인당 영업이익 생산성 순위에서 타 은행대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바 있어 생산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