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가습기 피해자들 “옥시 입장 발표, 사과 아니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21 21:42:20
  • -
  • +
  • 인쇄
“옥시레킷벤키저 입장 발표문 사과도 아냐…받지 않을 것”
△ 검찰 소환된 옥시 관계자

(서울=포커스뉴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21일 옥시레킷벤키저 이름으로 발표된 공식 입장에 대해 “사과가 아니다. 받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옥시의 한국 지사인 RB코리아는 2014년 환경부 산하 기구인 환경보건협회에 50억원을 아무런 조건없이 출연한데 이어 이번에도 50억원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본사와의 협의 없이 옥시레킷벤키저의 입장이라며 자체적으로 작성한 공식 입장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모임은 "옥시의 발표문을 보면 ‘2013년 국정감사에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렸고’라고 돼있는데 당시 옥시의 외국인 사장은 자신들의 제품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이런 일이 생겨 유감이라고만 했다”고 반박했다.

해결방법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는 옥시 측 주장에 대해서는 “옥시는 처음부터 한국 정부의 발표를 부인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된 연구를 대학연구진에게 의뢰했고. 연구자들을 돈으로 매수했다”며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모임은 “옥시는 판매초기부터 소비자들의 건강피해 의견이 제기됐지만 무시했고, 급기야 검찰수사를 앞두고 모두 지웠다. 그게 옥시의 해결방법이었고 그렇게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한 “옥시가 말하는 상황에 대한 인식은 ‘우리는 잘못이 없는데 왜들 이러는가’ 라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피해자들과 환경단체가 그동안 361회 동안 일인시위를 통해 사과하고 피해대책을 내놓으라고 했는데 단 한 번도 옥시는 나타나지도 않았다. 수십여 차례의 기자회견도 마찬가지였고 문전박대하며 만나주지도 않았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모임은 “옥시는 상당부분의 사안들이 합의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정부의 1·2차 조사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530명이다. 사망자 146명 가운데 옥시 사용자만 103명이다”라며 “752명의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3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70~80%가 옥시 피해자다”라고 강조하며 “액수는 별개로 치더라도 사과도 없고, 일방적인 합의가 옥시가 말하는 합의요 종결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피해자모임에 따르면 민사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은 옥시와 '피해를 인정해 합의하는 것이 아니며, 가족단위 합의할 경우 3~4단계의 다른 피해자가 있으면 보상대상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했다. 이 내용대로라면 피해자들은 앞으로 민형사상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야 하고, 모든 내용은 비공개로 해야 한다.

피해자모임은 “이런 방식으로 다른 피해자들도 해결하자는 말이냐. 옥시는 그들의 친구인 환경부에 (50억원을) 기탁한 거 아닌가”라며 “최소한 롯데마트와 같은 방식으로 사과를 했어야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끝으로 피해자모임은 “이건 사과가 아니다.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피해자시민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5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집단민사소송 추진계획을 발표한다. 가습기살균제 사망자들의 기일인 5월1일부터는 사망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서울=포커스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보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옥시 레킷벤키저 관계자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146명 중 103명이 옥시 제품을 쓴 것으로 알려졌으며 옥시 측은 해당 제품의 유해성 검사 내용을 은폐하기 위해 검사 기관을 돈으로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2016.04.19 성동훈 기자2016.04.21 이서우 기자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