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영화·음악·공연·조명 등 작가 10인의 협업프로젝트 '망상지구' 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25 15: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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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부터 7월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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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미술·영화·음악·공연·조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10인의 총체예술적 협업 프로젝트인 '망상지구'전이 오는 27일부터 7월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망상지구'는 현실과 망상의 경계에 놓인 동시대적 상황에 대한 은유다. 이번 전시의 프로젝트 디렉터를 맡은 이형주 작가를 주축으로 10인의 작가들이 '협업'을 통해 입체적 경험이 가능한 공간을 구축했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대항문화를 대표하는 청년미술 소그룹 '뮤지엄'의 일원으로 시작한 이형주 작가는 한국현대미술계의 이단아로 불렸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미술작업 뿐 아니라 연출가, 프로젝트 디렉터로서 전 방위적 활동을 전개해온 이형주 작가에 주목하고 재조명하고 있다.

전시공간은 총 4개의 존(zone)으로 구성된다. 각 존은 마치 하나하나의 무대 혹은 장면(scene)처럼 연출되어 있다. 제1존에 들어서면 먼저 반투명한 구조체가 미로처럼 구성되어 있는 신비스러운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미로 사이사이 '구멍'과 '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흘러나온다. 이 '구멍'과 '틈'은 현실 반영인 동시에 온전한 구조체의 '구멍'이기도 하고 '틈'이기도 하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변하는 조명과 소리 등 여러 종류의 신호가 실재와 허상, 현존과 부재, 소통과 단절, 개방과 폐쇄 등 수많은 경계와 사이를 미끄러지며 흔들리는 존재인 나 혹은 그 누군가가 속한 체계에 대한 은유를 담았다.

제2존으로 내려가면 검은 숲, 검은 물, 혹은 마치 길게 늘어뜨려진 검은 머리채와도 같은 공간이 나온다. 내부로 걸어 들어 가다보면 수많은 띠들 안쪽에서 웅얼거리듯 들려오는 다중의 사운드들과 어딘가에서 비쳐오는 빛들을 만나게 된다.

중간 지점에 다다르면 좌우로 높이 서있는 좁고 긴 화면을 마주하게 된다. 그 안에 땅과 틈을 두고 보드를 타고 있는 청년의 모습이 펼쳐진다. '망상 혹은 환상'으로서의 주관적 시간의 흐름, 보이지 않는 심리적 풍경에 관한 파편적 이미지로 시네마틱 영상, 그리고 관습적 편집공식을 벗어난 내러티브를 보여준다.

제3존에는 거대한 규모의 비둘기 형상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다. 평평한 두 판을 앞뒤로 가지고 있는 이 비둘기 구조체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회전 장치 위에서 쉬지 않고 돌아간다.

구조체의 한 면은 비둘기 이미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투사되는 장소이고, 또 다른 한 면은 산산이 조각난 거울 파편들이 조명에 뿜어져 나오는 빛을 전시 공간에 반사시킨다. 비둘기의 회전, 영상의 투사, 빛의 작동 등으로 이루어지는 이 복합적 연출은 계획적 싱크(sync)로 작동되지 않는다.


비좁은 입구를 통과해 들어가는 제4존에는 어둠 속에서 하얀 영상만이 부유하고 있다. 텅 빈 공간에는 여러 소리들을 왜곡시켜 만들어낸 사운드가 울렁거리며 맴돌고 있다. 공간의 가장 안쪽 정면에 비춰진 영상은 액체가 기체로 변화하는 현상을 담은 이미지다.

쉬지 않고 흐르는 백색 풍경은 거의 빛과 같이 보이는 효과로 인해 벽을 열어줌으로써 경계 너머를 상상하게 한다. 다시 마주한 현실의 친숙한 주변을 생소해 보이게 함으로써 관습적 수용을 경계토록 한다.

'망상지구' 전은 이형주 작가를 주축으로 영화음악, 무대공연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이자 뮤지션 장영규, 달파란 등이 사운드 작업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김세진, 박용석 등이 영상작업을 담당했다. 사진영상 작가 윤석무와 디제잉 및 사운드아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정태효도 협업의 한 축을 맡았다.

또한 장진영 감독과 오영훈 감독이 각각 조명과 음향 파트에서 협업작가로 참여했다. 조은지가 '망상지구' 전시의 성격을 담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오는 27일부터 7월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망상지구'전의 제1존 모습.<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오는 27일부터 7월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망상지구'전의 제2존 모습.<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오는 27일부터 7월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망상지구'전의 제3존 모습.<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오는 27일부터 7월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망상지구'전의 제4존 모습.<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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