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대비 우발채무 비중과 거래상대방 신용도 등 기준
자산건전성 재분류와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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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 입구 |
(서울=포커스뉴스) 금융감독원이 올해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중점검사 사안으로 증권사의 우발채무를 꼽았다. 우발채무는 일정 조건이 되면 채무로 바뀌는 것으로 증권사의 경우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무보증이다.
금감원은 28일 "증권사의 채무보증의 양적·질적 수준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특히 부동산관련 보증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채무보증규모는 24조2000억원으로 지난 2013년 3월 말 11조원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러한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 채무보증 이행에 따른 유동성 부족이나 담보자산 가치하락으로 인한 건전성 악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채무보증 의사결정과정의 적정성과 자산건전성 분류 및 충당금적립의 적정성, 리스크관리 살태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여러 분류 기준이 있으나 아무래도 우발채무 양과 질에서 우려되는 증권사가 우선 검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100%가 넘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276.5%), 교보증권(200.4%), HMC투자증권(159.6%), 하이투자증권(155.9%), IBK투자증권(103.5%) 등이다.
특히 우발채무의 양과 질에서 열위한 것으로 평가되는 HMC투자증권이 우선 검사 대상으로 꼽힌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의 경우 우발채무 중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중이 큰데다 거래상대방의 구성에서 'BBB' 등급 이하 비중이 70%에 달했다. 무등급 비중도 61%로 교보증권(2.2%), 하이투자증권(10.5%)대비 과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HMC투자증권은 올 초 금감원이 부동산 계약 내용을 점검할 때 증권사 중 유일하게 60억원대의 손실 계약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모그룹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HMC투자증권에 대한 강도 높은 자체 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우발채무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이나 하이투자증권도 우선 검사 대상으로 꼽힌다.
금감원은 준법감시나 자체감사 등을 충실히 이행하는 증권사에 대해 검사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시장의 우려가 큰 증권사에 대해서는 일단 현미경을 들이댈 방침이다.
또, 검사 과정에서 증권사에 대해 정상 채무보증에도 충당금을 추가로 쌓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꺾이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나 모든 투자와 계약이 마찬가지 아니냐"며 "나름대로 여러 안전장치를 해두고 있다"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모습. 2016.01.12 김인철 기자 <출처=한신평><출처=한신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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