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도 패자도 없었다…출혈경쟁 피한 이통3사 주파수경매 '만족' (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02 15: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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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만에 종료된 주파수 경매

최저입찰가가 높은데다 망구축 의무도 과중한 탓
△ [그래픽] 주파수 경매 종료

(서울=포커스뉴스) ‘쩐의 전쟁’ ‘승자의 저주’ ‘역대 최대’. 올해 주파수 경매에 붙은 수식어들이다. 최저 입찰가격만 2조5779억원에 달하고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주파수 경매는 시작한 지 이틀 만인 8라운드 만에 조기 종료됐다. 총 낙찰가도 최저 입찰가보다도 낮은 2억1106억원에 그쳤다.

SK텔레콤은 2.6㎓ 40㎒폭과 20㎒을 확보했으며, KT는 인접대역인 1.8㎓대역 20㎒폭을 가져갔다. 당초 2.1㎓ 대역에서 광대역을 확보하지 못했던 LG유플러스도 20㎒폭을 추가 확보했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 2일차 주파수경매가 시작된지 2시간만에 B블록(1.8㎓, 20MHz폭)은 KT, C블록(2.1㎓, 20㎒폭)은 LG유플러스, D블록(2.6㎓, 40㎒폭)과 E블록(2.6㎓ 20㎒폭)은 SK텔레콤이 낙찰자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입찰가는 B블록을 KT가 4513억원으로 가져갔고, C블록은 LG유플러스가 3816억원으로, D와 E블록은 SK텔레콤이 40㎒폭을 9500억원으로, 20㎒폭은 3277억원으로 가져갔다. SK텔레콤만 최저 입찰가보다 3000억 가량 높게 가져갔을 뿐 다른 두 이통사는 최저가격에 주파수를 따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이번 주파수 경매 결과에 이통사들은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통사들이 경쟁보다는 선택을 택하며 원하는 주파수를 전략적으로 가져간 결과라는 것이다.

B블록을 가져간 KT는 주력 광대역망인 1.8㎓ 인접대역을 추가 확보해 전국망 LTE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KT는 이날 경매 결과에 대해 “기존 1.8㎓ 인프라에 초광대역 LTE를 바로 적용가능하고 안정적인 품질제공으로 고객 체감품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가져간 C블록은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황금주파수’였다. 해외에서도 3G나 LTE용으로 많이 쓰이는 공통대역으로 국제 로밍과 단말기 호환이 용이해 3사가 모두 관심을 보였다. 때문에 미래부도 다른 대역보다 임대기간이 짧은 C블록에 3816억원이라는 높은 최저입찰가를 산정했다. 하지만 C블록에는 LG유플러스만이 입찰해 최저가로 가져가게 됐다. 신규주파수를 확보하는 동시에 80㎒ 폭을 재할당 받아야 하는 SK텔레콤과 KT에게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대역 낙찰가가 올라갈수록 재할당대가 역시 상승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2.1㎓ 주파수는 기존에 보유한 동일 대역 주파수 20㎒폭과 묶어 올해 말부터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2.6㎓ 광대역과 함께 최대 375Mbps속도의 듀얼 광대역(2.1㎓+2.6㎓) 3밴드 CA(주파수 묶음)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초광대역 서비스를 통해 LG유플러스가 그 동안 제공해왔던 고화질의 모바일 초고화질(UHD), 가상현실(VR)은 물론 사물인터넷(IoT)서비스 품질과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저가보다 3000억 정도의 금액을 더 들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60㎒폭을 확보한데다 기존에 2.6㎓를 사용하고 있던 LG유플러스에 대한 견제도 가능해져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C블록과 D블록을 함께 확보할 경우 D블록의 망구축 의무는 절반으로 줄어들어 부담이 줄어든다. SK텔레콤은 “2.6㎓ 대역은 글로벌 생태계가 넓은 핵심 주파수로, 이미 단말이 많이 보급돼있어 기존 고객까지 추가 광대역 혜택이 가능하며, 용량 부담도 조기에 해소가 가능하여 향후 더욱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매 첫날 2.6㎓대역 D블록에서만 3000억원이 올라 자칫 과열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주파수 경매가 이틀 만에 급마무리 된 것은 최저경쟁가격이 너무 높아 이통사의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강화된 망구축 의무도 이통사들이 주머니를 열지 않는 원인이 됐다. 경매에 나온 주파수 중 광대역, 혹은 광대역화가 가능한 주파수를 할당받은 기업은 1년 내 1만5900개, 4년 내 6만8900개의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번 경매에 나온 주파수들은 이통사들이 전국망을 다 깔아놓은 상태에서 진행된 서브망용”이라며 “이통사들이 서브망에 출혈경쟁을 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파수 경매 흥행참패로 난감해진 것은 정부다. 700㎒가 유찰되면서 최저 경매가 2조5779억원보다 낮은 낙찰가 때문에 세수확보 위기를 맞았다. 미래부는 하반기 예정된 중장기 주파수 공급계획(K-ICT 스펙트럼 플랜)에 유찰된 A블록을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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