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최저가격 보장하는 재원 마련하느라 허리 휘는 인도정부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02 16: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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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쌀·설탕·면화 국제시세 떨어지는데 국내에서는 보장가격으로 전량수매

여기에 예산이 대폭 들어가다보니 정작 필요한 사업에 쓸 재원은 모자라

(서울=포커스뉴스) 국제 상품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농민들에게 그들이 생산한 밀·쌀·설탕·면화에 대한 최저가격을 보장하고 정부에서 수매할 것을 약속한 인도정부가 이를 이행하는 데 들어가는 엄청난 재원 때문에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 정부는 농산물 최저가격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가격이 폭락하면 더 많이 수매해야 한다. 이처럼 손해를 보면서 수매한 농산물을 인도 정부는 국내의 빈곤층에 팔거나 수출한다. 재고 가운데 일부는 정부 창고에서 그냥 썩는다.

밀·쌀·설탕·면화 시세가 지난 2년에 걸쳐 15~30% 떨어진 가운데 인도정부는 이들 작물을 기록적으로 많이 구입해 왔다. 이에 따라 인도의 연간 작물 보조금은 160억 달러로 불어났다. 이는 5년 전의 2배다. 이 바람에 재정적자가 불어나고 있으며, 예산 압박 때문에 인도 정부는 도로·전력·관개망 같이 농민들에게 중요한 사업은 물론 교육과 건강관리 인프라 건설에 쓸 돈이 모자라 쩔쩔 매고 있다.

뉴델리에 있는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 히만슈는 “정부는 농민들이 경작하는 밀과 쌀을 보장된 가격에 전량 수매하겠다고 농민들에게 약속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면서 “그럴 때라야만 정부는 낙후된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히만슈는 이름이 하나다.

이 농업 지원 제도는 농민들로 하여금 보조금을 받는 작물을 훨씬 더 많이 경작하도록 권장함으로써 세계적인 과잉을 심화시킨다. 런던에 있는 애덤스미스연구소의 팀 월스톨 선임연구위원은 “농업 보조금은 단지 그것이 왜곡이기 때문에 경제에 해를 끼친다”면서 “보조금 없는 경제를 운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WSJ에 말했다.

인도 정부의 상품가격 지원은 세계 시장에 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 인도는 이미 밀과 쌀 과잉분을 더 많이 세계시장에 풀어놓을 방도를 찾아오고 있는데 이를 일각에서는 근린궁핍화 움직임이라며 불평한다.

지난해 가을 인도 정부는 자국의 과잉 공급을 줄이기 위해 2016년 10월까지 설탕 최소 4백만 톤을 국제시장에 방출하라고 제당업체들에게 요구했다. 그처럼 많은 물량이 쏟아지면 설탕 값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금까지 설탕 160만 톤을 수출키로 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호주·미국 같은 밀 수출국은 인도가 경고 없이 국제시장에 정기적으로 밀을 쏟아낸다고 불평한다.

인도의 보조금 정책은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오래 도전 받아 왔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일부 작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도의 보조금 정책은 인도와 선진국들, 특히 미국 사이에서 주요 논쟁거리가 돼 왔다.

상품 가격 폭락이 인도에 나쁜 소식인 것만은 아니다. 세계2위 인구대국인 인도는 취사용 가스와 여타 연료에 보조금을 주는데, 유가하락으로 정부는 엄청난 돈을 절약해 왔다. 하지만 밀·쌀·설탕·면화 보조금이 계속 상승하면 정부는 가난한 농민들에게 주는 보조금 일부를 취소하라는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조사업체 IHS의 이코노미스트 라지브 비스와스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려면 전반적인 보조금 지출을 삭감하는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란 정치적으로 어려우며 인도 정부는 그럴 계획이 없다.

인도 농업부의 관리 수드히르 싱은 “보조금은 생산성을 북돋우고 경작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에 전념하고 있다”고 WSJ에 밝혔다.(Photo Paula Bronstein/Getty Images)2016.05.02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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